'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청년 유해진 몸담았던 청년극장도 주목

K-DRAMA&FILM / 천경환 / 2026-03-03 15: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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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13명 출연해 감초 연기…극단 측 "천만 목전에 어안이 벙벙"
▲ 인사말하는 유해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해진 '청년극장' 40주년 기념공연 특별출연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청년 유해진 몸담았던 청년극장도 주목

단원 13명 출연해 감초 연기…극단 측 "천만 목전에 어안이 벙벙"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 달성을 앞둔 가운데 청주의 한 극단이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 주연 유해진(엄흥도 역)의 연기 인생 출발점인 극단 청년극장 소속 배우 13명이 단역으로 출연해서다.

대사가 있던 배우는 노루골로 유배온 형조판서 역의 김서현과 단종 유배지(청령포)를 향해 울부짖은 양반 역의 이윤혁 전 청년극장 대표 등 일부지만, 인상적인 연기로 흥행몰이에 한몫했다.

지방의 특정 극단 배우들이 흥행 영화에 대거 참여한 사례는 드문 일로 알려졌다.

지역 연극무대를 지켜온 이들의 상업영화 출연은 청년극장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이 계기가 됐다.

청년극장은 2024년 10월 연극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을 선보였다.

당시 영화 촬영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낸 유해진은 극단 후배들을 위해 공연에 앞서 두 달간 청주에 머물며 연습에 매진했고, 총 8회 공연을 모두 소화했다.

친정 극단에 대한 유해진의 의리는 뜻밖의 기회를 낳았다.

공연을 관람한 장항준 감독이 단원들의 연기를 눈여겨본 뒤 오디션 참여를 제안했고, 오랜 세월 내공을 기른 40∼50대 단원이 대거 합격해 영화 출연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양반 부인 역을 맡은 문의영 청년극장 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유해진 선배는 재작년 기념공연 당시 단원들과 같은 출연료를 받았고, 후배들에게 용돈을 챙겨주는가 하면 회식비까지 직접 부담해 오히려 지출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무명 시절 몸담았던 극단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각별한지 느낄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청년극장은 1984년 고 이창구 전 청주대 연극영화과 교수와 최성대 전 시민극장 대표를 중심으로 연극인 지망생들이 의기투합해 창단했다.

지역의 숨은 연극 인재를 발굴하고 예술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향토 극단이다.

현재 전업 배우 15명을 포함해 약 60명의 단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신작 1편과 정기공연, 기획 및 초청공연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유해진도 고교 2학년 시절 입단해 배우의 꿈을 키웠고,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이곳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청년극장 측은 '왕과 사는 남자'의 대성공을 축하하면서 이번 경험이 극단의 발전과 소속 배우들의 활동 영역 확대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문 대표는 "개봉 첫날 단원들과 같이 극장에 가서 '천만 가자'는 플래카드를 만들어 응원했는데 이렇게나 빠른 속도로 현실이 될 줄 몰랐다. 솔직히 어안이 벙벙하다"며 "지역 예술인으로서 작품에 함께할 수 있어 자랑스럽고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극 배우에게 영화 촬영은 연기력 확장을 물론 그 자체로 큰 경험이다. 흥행 영화 출연 경력은 향후 지역에서 연극을 선보일 때 홍보 요소가 되고, 동료 배우들에게는 새로운 오디션 기회로 이어진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폐위된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영월의 유배지 청령포에서 고을 촌장 엄흥도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과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27일 만에 누적 관객 900만명을 돌파하며 천만 고지를 목전에 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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