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비운의 단종 연기하려고 물도 잘 안 마셔…소중한 추억"

K-DRAMA&FILM / 정래원 / 2026-01-27 15: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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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 역할로 스크린 데뷔…유해진과 호흡
"단절되고 무기력한, 낭떠러지에 있는 듯한 슬픔을 표현하려 노력"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주연 배우 박지훈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포스터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한 장면 [쇼박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지훈 "비운의 단종 연기하려고 물도 잘 안 마셔…소중한 추억"

장항준 감독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단종 역할로 스크린 데뷔…유해진과 호흡

"단절되고 무기력한, 낭떠러지에 있는 듯한 슬픔을 표현하려 노력"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피폐한 것을 넘어 '피골이 상접한' 모습의 단종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촬영하면서는 물도 최대한 안 마시면서 목소리까지 버석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어린 나이에 폐위돼 유배를 가는 단종 이홍위 역할을 소화한 배우 박지훈은 단종의 분노와 억울함,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15㎏을 감량했다고 한다.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지훈은 "입술도 말라 있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보이는 느낌, '너무 안 됐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 이후 세조가 즉위하면서 단종이 아끼던 신하들이 모두 숙청당하고, 단종은 강원도 영월의 유배지로 떠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너무 어린 나이에 권력다툼에 휘말리며 모든 것을 빼앗긴 단종은 생의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린 모습으로 유배지로 떠난다.

박지훈은 "슬픔의 감정을 섬세하게 잡아가는 과정을 거쳤다"며 "단절되고 무기력한 감정, 그냥 슬픔이 아닌 완전히 낭떠러지에 있는 듯한 깊은 슬픔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깊은 감정연기를 해야 하는 역할인 만큼 박지훈은 '왕과 사는 남자'에 합류하기로 결정하기까지 꽤 오래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 대본을 보면서는 '내가 이런 깊은 감정을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었고, 단종의 마음을 연기하는 게 죄송스럽다는 마음도 들어 고민이 많이 됐다"고 회상했다.

박지훈이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을 때 확신을 준 건 장항준 감독이었다고 한다. 장 감독은 네 번의 미팅 끝에 박지훈을 캐스팅했다.

박지훈은 "장항준 감독님께서 네 번째 미팅에서 '단종은 너여야만 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을 듣고 집에 가는 길에 '어쩌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감독님을 믿고 도전해봐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장 감독은 어미에 힘을 줘서 대사에 무게감을 더하는 방법 등 자세한 연기 지도를 하며 박지훈과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한다.

박지훈은 "감독님의 디렉션이 워낙 정확하고 이해가 잘 돼서 집중해서 수업 듣는 학생처럼 바라본 것 같다"면서 "순간순간 몰입을 도와주시면서도 배우가 하는 제안에 열려 있는 모습에 대단한 감독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유배지의 촌장 엄흥도 역할은 배우 유해진이 소화했다. 엄흥도는 유배지에서 단종과 우정을 쌓아가며 단종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박지훈은 "유해진 선배님과의 촬영은 매 순간순간 놀라웠다"며 "선배님이 주시는 에너지에 너무 놀랐고, 받은 에너지를 잘 돌려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죽음을 앞둔 단종과 엄흥도는 좁은 방에서 슬픔과 미안함이 뒤섞인 애끓는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박지훈은 이 장면을 촬영할 당시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방문이 열리고 유해진 선배님이 들어오시는데, 가슴이 아플 정도로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엄청나게 흘렸다"며 "감정적으로 제가 앞으로 다시는 느껴보지 못할 것 같은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영화의 개봉을 앞두니 영광이라는 생각만 든다"며 "훌륭한 감독님, 대선배님들과 함께 소중하고 예쁜 추억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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