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이웃들' 미리보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30일 개막

Travel / 형민우 / 2025-08-27 15: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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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설치·퍼포먼스 등 전통 수묵 형식 '탈피'
20개국 83명 참가…10월31일까지 목포·진도·해남서 전시
▲ 레고로 만든 몽유도원도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7일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프레스 오픈이 열려 레고로 만든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이 선보이고 있다.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 해남 등에서 '문명의 이웃들'을 주제로 다양한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2025.8.27 minu21@yna.co.kr

▲ 작품이 된 아랍어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7일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프레스 오픈이 열려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이 파라스투 포로우 하르의 'Written Room'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작품은 독일로 망명한 이란 출신의 작가가 아랍어로 전쟁과 폭력,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을 담을 글을 먹으로 표현했다.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 해남 등에서 '문명의 이웃들'을 주제로 다양한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2025.8.27 minu21@yna.co.kr

▲ 약봉지가 된 작품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7일 전남 목포시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프레스 오픈이 열려 한약방 봉지를 활용한 전광영의 '집합'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목포와 진도, 해남 등에서 '문명의 이웃들'을 주제로 다양한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2025.8.27 minu21@yna.co.kr

'문명의 이웃들' 미리보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30일 개막

미디어·설치·퍼포먼스 등 전통 수묵 형식 '탈피'

20개국 83명 참가…10월31일까지 목포·진도·해남서 전시

(목포=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통적인 수묵화의 재료가 먹과 한지였다면 현대의 수묵화는 어떤 재료를 썼을까?

27일 전남 목포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선보인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한지 특유의 번짐과 먹의 농담이 특징인 수묵화가 다양한 재료를 만나 어떻게 변신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사무국은 오는 30일 개막에서 앞서 국내외 언론을 대상으로 연 프레스 오픈 행사를 열었다.

주전시관인 목포문화예술회관에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형식의 수묵 작품이 전시됐다.

일본의 대표 콜렉티브 그룹인 팀랩은 일본의 쓰나미를 작품으로 형상화한 'Memory of Waves(파도의 기억)'을 선보였다.

파도가 쉼 없이 몰아쳤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수묵의 본질인 '변화와 무상함'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다.

베트남의 르피롱은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가 뿌려진 지역의 흙을 담아 작품과 함께 전시해 눈길을 끌었고 일본 작가 사와무라 수미코는 동북 대지진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이란 출신으로 독일로 망명한 파라스투 포로우 하르는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아랍어로 캘리그라피를 써 눈길을 끌었다.

생소한 형태의 아랍어는 마치 새나 나뭇잎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언어는 전쟁과 폭력, 가부장제 등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 작가는 목포에서 열흘간 머물며 직접 먹을 구입해 작품을 완성했다.

목포실내체육관에서는 다양한 재료로 수묵화의 변신을 시도한 작품이 대거 선보였다.

일본의 카키쿠마 쿠지는 한자를 이미지화한 대형 작품을 그렸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먹이 아닌 검은색 스카치 테이프를 오려 붙여 만들었다.

수묵은 먹과 한지로 그려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독특한 작품으로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카키쿠마 쿠지의 작품이 교묘한 눈속임이었다면 황인기는 레고로 몽유도원도를 형상화한 '오래된 바람'을 선보였다.

검은 먹이 아닌 붉은색과 분홍색의 레고 조각을 일일이 붙여 색다른 느낌을 준다.

폴란드의 프셰미스와프 야시엘스키는 공장 노동자의 삶을 설치 미술로 선보였다.

투명한 관으로 만들어진 노동자의 형태는 먹물이 관을 통과하자 윤곽을 드러낸다.

한약봉지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한 전광영의 작품이나 붉은 물감으로 대한민국의 역사를 형상화한 이세현의 작품도 볼만하다.

82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영섭의 대작 '대지'는 노작가의 투혼을 느낄 수 있다.

해남 고산 윤선도 박물관에서는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과 그가 그린 세마도가 321년만에 처음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윤재갑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전 세계에 200개가 넘는 비엔날레가 있지만 모두 서양미술의 영향력 아래 있고, 아시아적 가치를 가진 것은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유일하다"며 "동아시아의 독특한 수묵 문화를 보편적인 문화로 발전시킨다면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K아트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30일부터 10월 31일까지 '문명의 이웃들'(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을 주제로 목포시와 진도·해남군 일원에서 열린다.

20개국에서 83명의 작가(팀)이 참가해 다양한 수묵 작품을 선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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