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럴림픽- 아프간 태권도 선수 쿠다다디, 꿈의 무대서 '희망의 발차기'

More Sports / 장보인 / 2021-09-02 13:2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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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럴림픽]이무대에 서기까지 (지바=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020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자국을 탈출 아프가니스탄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가 2일 오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여자 49㎏급(스포츠등급 K44) 16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입장하고 있다. 쿠다다디가 이번 대회에 출전해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태권도 패럴림픽 선수가 됐다. 2021.9.2 seephoto@yna.co.kr

▲ [패럴림픽]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해 (지바=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2020 도쿄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자국을 탈출 아프가니스탄 여성 장애인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가 2일 오전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여자 49㎏급(스포츠등급 K44) 16강에서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쿠다다디가 이번 대회에 출전해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태권도 패럴림픽 선수가 됐다. 2021.9.2 seephoto@yna.co.kr

-패럴림픽- 아프간 태권도 선수 쿠다다디, 꿈의 무대서 '희망의 발차기'

(도쿄=연합뉴스) 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 =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대한민국 국기(國技) 태권도를 빛낸 첫 주인공은 아프가니스탄의 자키아 쿠다다디(23)다.

극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장애인 여자 태권도 선수 쿠다다디는 2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 패럴림픽 태권도 첫 경기에 출전해 힘찬 발차기를 선보였다.

여자 49㎏급(스포츠등급 K44) 16강전에 나선 그는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 맞붙어 12-17로 패했다.

대형 전광판 아래 선수 출입구를 통해 입장한 쿠다다디는 어둠 속에 조명을 받으며 30m 정도 떨어진 무대로 향했다.

경기장 내부에는 이매진 드래곤스의 '썬더'(Thunder) 하이라이트 부분이 울려 퍼졌다.

쿠다다디와 뒤이어 등장한 이자코바는 한 손으로 능숙하게 머리보호대를 착용했다. 그리고 서로의 몸통을 발로 차며 보호구 센서를 점검했다. 이어 주심이 "준비", "시작"을 크게 외치며 경기가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키가 큰 쿠다다디는 긴 다리를 이용한 몸통 공격으로 선제점을 얻었고, 6-5로 1라운드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쿠다다디는 2회전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내리 3번의 몸통 발차기를 성공한 이자코바가 12-8로 앞서 나갔다.

마지막 3회전에서 쿠다디디가 뒷심을 보이며 추격전에 나섰지만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한 채 12-17로 패했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그의 도전은 빛났다.

왼팔에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쿠다다디는 이번 패럴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뻔했다.

최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공항이 마비됐고, 쿠다다디와 장애인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는 수도 카불에서 출국하지 못해 발이 묶였다.

대회 출전이 불투명해졌으나, 쿠다다디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국제 사회에 간청했다.

이후 여러 정부와 단체 등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두 선수는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극적으로 도쿄에 도착했고 자신의 꿈을 이뤘다.

이날 경기 출전으로 쿠다다디는 아프가니스탄 최초로 패럴림픽에 나선 태권도 선수가 됐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 나선 마리나 카림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두 번째 여성 패럴림픽 선수로 기록됐다.

지난달 31일에는 라소울리가 대회 육상 남자 멀리뛰기(T47) 결선에서 13명 중 13위(4.46m)를 기록했다.

도쿄 입성이 늦어지면서 그는 자신의 주 종목인 100m에 나서지 못했으나, 종목을 바꿔 꿈의 무대를 밟았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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