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위로 본 나무·유리구슬 속 공기 방울…과학으로 본 가야

K-TRAVEL / 김예나 / 2026-04-08 11: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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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김해박물관, 14일부터 '첨단가야: 과학과 마주하다' 특별전
다호리 출토 붓·판갑옷 등 유물 속 숨은 이야기…재질·글씨 확인
▲ 유리구슬 속 공기 방울 3차원 X선 CT현미경을 이용해 3㎛ 픽셀 크기로 촬영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자수정의 내부 불순물 투과현미경 20배율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함안 도항리 13호 출토 판갑옷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김해 대성동 18호 출토 원통모양 청동기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원통모양 청동기의 나무 자루(밤나무) 횡단면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창원 다호리 1호 출토 붓(위)과 세포 조직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창원 다호리 1호 출토 붓의 세포 구조 디지털현미경 30배율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창녕 교동 11호 출토 금상감명문대도의 명문 [국립김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 단위로 본 나무·유리구슬 속 공기 방울…과학으로 본 가야

국립김해박물관, 14일부터 '첨단가야: 과학과 마주하다' 특별전

다호리 출토 붓·판갑옷 등 유물 속 숨은 이야기…재질·글씨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철의 왕국'으로 알려진 가야의 전사들은 어떤 갑옷을 입었고 어떻게 제작했을까.

김해 대성동 18호 무덤에서 출토된 원통 모양 청동기의 나무 자루,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찾은 붓은 어떤 나무로 만들었을까.

가야의 기술과 문화를 '과학의 눈'으로 풀어낸 전시가 열린다.

국립김해박물관이 가야 유물에 남은 미세한 흔적과 숨은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들여다본 '첨단가야: 과학과 마주하다' 이야기다.

이달 14일 박물관 가야누리 3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전시는 철, 유리, 나무 등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진 가야 유물과 사진 자료 등 47점을 소개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과학으로 만나는 가야'라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가야의 기술과 생활상을 조명하고 다양한 궁금증을 풀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야 전사의 상징, 갑옷을 만날 수 있다.

아라가야 권력자의 무덤으로 여겨지는 함안 도항리 13호에서 출토된 판갑옷, 권력자의 무덤인 부산 복천동 38호 무덤의 판갑옷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

철판으로 제작된 판갑옷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녹이 슬고 색도 변한 상태다.

박물관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함안 도항리 13호의 판갑옷이 순철에 탄소를 더한 강철로 만들어졌으며, 높은 수준의 제강 기술이 더해졌다는 점을 찬찬히 설명해준다.

전시를 기획한 전효수 학예연구사는 "보존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판갑옷 내부의 철 구조를 분석해 가야 전사가 사용한 갑옷 재료와 제작 기술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수정, 마노, 유리 등 화려한 장신구도 눈을 사로잡는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등 가야 왕들의 무덤에서는 유리구슬을 비롯한 다양한 장신구가 출토된 바 있다.

전시에서는 다양한 빛과 디지털 투과 현미경 등을 활용해 지름이 2㎜에 불과한 작은 유리구슬에 갇힌 1천500년 전 공기 방울까지도 생생히 보여준다.

금박으로 감싼 구슬 내부 구조, 자수정 내부의 불순물 등도 흥미롭다.

과학 기술로 들여다본 나무 이야기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박물관은 3차원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현미경을 사용해 나무 내부를 1㎛(마이크로미터) 즉, 1㎜의 1천분의 1단위로 들여다본 결과를 소개한다.

국내 보존과학 연구 분야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례다. 목재 시료를 채취하는 것을 넘어 나무 내부 구조까지 살펴보는 건 세계 박물관 연구에서도 흔치 않다고 한다.

전 학예연구사는 "모든 나무에는 각자 고유한 세포 모양이 있고, 세포 배열이 다르다. 이를 추적하면 나무 종류를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실에서는 맨눈으로 볼 수 없는 나무 유물의 '속살'을 살펴볼 수 있다.

대성동 18호 무덤에서 출토된 원통 모양 청동기 유물과 현미경으로 내부를 촬영한 사진 등이 시선을 끈다. 분석 결과, 원통 모양 유물의 나무 자루는 밤나무로 확인된다.

창원 다호리 1호 무덤에서 출토된 붓의 경우, 작은 나무나 가지목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전 학예연구사는 "다호리 출토 붓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붓으로 알려졌으나, 표면이 칠로 덮여 있어 속을 알 수 없었다"며 "3차원 세포 사진은 이번 전시의 백미"라고 귀띔했다.

최근 CT 촬영으로 글자를 재판독해 주목받은 창녕 교동 11호 무덤 출토 상감명문대도(象嵌銘文大刀·글자를 새긴 큰 칼)도 마주할 수 있다.

창녕 교동 11호 무덤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일본인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 등이 발굴한 무덤 가운데 하나다.

칼등에 홈을 내고 그 안에 금실을 박아 넣은 명문의 발견 과정과 이를 둘러싼 해석 논쟁, 최근 과학으로 되살린 글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지금까지 우리는 가야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 그간의 성과와 첨단 과학으로 가야를 새롭게 마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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