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지하상가 상인 갈등, '0시 축제'에도 불똥 튀나

Travel / 김준범 / 2024-05-28 10: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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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6∼7월 명도 통보 계획…8월 축제 기간엔 계획 못 세워
일부 상인 "축제 진행 도울 수 없어" 발언도
▲ 0시 축제 홍보물 보는 지하상가 상인 [촬영 김준범]

▲ 대전시 명도 절차 계획 [촬영 김준범]

대전시·지하상가 상인 갈등, '0시 축제'에도 불똥 튀나

시, 6∼7월 명도 통보 계획…8월 축제 기간엔 계획 못 세워

일부 상인 "축제 진행 도울 수 없어" 발언도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대전중앙로지하도상가 일반경쟁입찰을 놓고 대전시와 상인들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오는 8월 열리는 대전 0시 축제 운영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8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7월 기존 계약이 끝나는 중앙로지하도상가에 대한 일반경쟁입찰 공고문을 지난 22일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게시했다.

시는 투찰·개찰 과정을 거쳐 향후 명도 통보 점포를 대상으로 소송과 강제집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시는 오는 6월 첫째 주와 7월 셋째 주에 각각 1·2차 명도 통보에 이어 7월 마지막 주에는 3차 통보 절차 계획을 세웠다.

이후에는 명도에 응하지 않은 점포에 대한 부동산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과 명도소송 등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시는 3차 명도 통보 이후 법적 절차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날짜 등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오는 8월 9일부터 17일까지 9일간 중앙로 일원에서 '대전 0시 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소송과 관련해서는 0시 축제 이후에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시는 축제 기간에 상인들과 소송 등 법적 문제가 불거지면 축제 운영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 0시 축제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대표 공약사업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 축제 7일간 11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성공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받았다.

공교롭게도 중앙로지하도상가는 대전 0시 축제가 열리는 대전역∼옛 충남도청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대전시가 원활한 축제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상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여름 축제라는 특성상 방문객들이 무더운 날씨를 피해 지하상가를 많이 찾을 수밖에 없고 대전역과 중앙로역 등 대중교통수단이 지하상가와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을 중심으로 "대전시를 도와줄 수 없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몇몇 지하상가 상인들은 지난 22일 대전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던 중 0시 축제 홍보물을 보며 "축제 진행을 돕지 않고 방해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 상인은 "이장우 시장은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도 않으면서 0시 축제를 강행하려 한다"며 "축제 운영을 절대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0시 축제가 망하기를 원하지 않지만, 명도 등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상인들이 어떻게 손 놓고 바라만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전시 관계자는 "0시 축제는 원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한 취지로 열리는 것"이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 축제를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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