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이어 부산영화제 초청…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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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푸른 호수'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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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푸른 호수'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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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민자의 나라 민낯 드러낸 드라마의 힘…영화 '푸른 호수'
칸영화제 이어 부산영화제 초청…13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1980년대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의 백인 부모에게 입양된 안토니오(저스틴 전 분)는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에서 타투이스트로 일하며 새로운 직업을 찾고 있다.
사랑하는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와 친구 같은 딸 제시(시드니 코왈스키),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비공으로 일해 보려 하지만 면접하는 사장은 안토니오의 정비 능력에는 관심이 없고, 한국 출신 입양인이라는 사실과 그의 오래전 전과를 들먹이며 단호하게 거부한다.
캐시의 전 남편인 경관 에이스(마크 오브라이언)는 안토니오를 아빠라 부르며 친아빠인 자신을 만나길 거부하는 딸 제시 주변을 맴돈다.
마트에서 우연히 안토니오 가족을 마주친 에이스는 또 제시에게 다가가지만 제시는 안토니오 뒤로 물러나고, 에이스와 함께 있던 다혈질의 동료가 안토니오를 도발하며 몸싸움을 벌인다.
결국 경찰서에 끌려간 안토니오는 이민 단속국으로 넘겨지고, 그제야 자신이 시민권이 없는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추방 위기에 놓인 안토니오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한국계 미국인 배우이자 감독 저스틴 전이 직접 쓰고 연출한 영화 '푸른 호수'(원제 'Blue Bayou')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한국계 입양인의 아프고 뜨거운 드라마를 통해 서로 다른 두 나라의 사회와 문화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양부모의 무관심으로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아 평생을 미국에서 살고도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고 강제 추방 위기에 놓인 안토니오가 처한 상황은 이민자의 나라 미국 사회의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미국은 2000년 외국 태생 입양인에게 시민권을 자동 부여하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여전히 추방 위기에 놓인 입양인이 수만 명에 달하는 현실을 영화는 마지막 자막에서 꼬집는다.
생모가 자신을 버리는 꿈을 반복해서 꾸며 괴로워하고 자신을 학대한 양부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던 안토니오는 죽음을 앞둔 베트남 출신 이민자 파커와 그 가족을 만나면서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간다.
선택받지 못한 부모 대신 자신이 선택한 가족과 삶을 지키려 하지만 그런 자신의 선택을 받아들여 주지 않는 사회에서 안토니오의 분투는 힘겹기만 하다.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영화지만 생생하게 담긴 뉴올리언스의 아름다운 풍광이 서정성을 더한다.
영화는 지난 7월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호평받았고,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서 상영됐다.
'트와일라잇'에서 주인공 벨라의 친구 에릭 역으로 얼굴을 알린 저스틴 전은 LA 폭동을 다룬 흑백 영화 '국'(2017), 코리아타운에서 불치병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는 남매를 그린 '미쓰퍼플'(2018)에 이어 '푸른 호수' 등 연출을 통해 이방인의 정체성을 성찰하는 이야기를 이어오고 있다.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스웨덴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강인한 아내 캐시 역으로 힘을 실었다.
영화의 원제 '블루 바유'는 린다 론스태드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푸른 호숫가에서의 행복한 나날을 꿈꾼다는 가사의 노래를 비칸데르가 직접 불렀다.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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