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산불] 긴장감 속 국보급 보물 반출하는 '불영사'

Heritage / 김선형 / 2022-03-06 19: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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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길이나 연기는 관측되지 않아"
▲ 울진 불영사 불연, 보물 지정 예고 (서울=연합뉴스) 문화재청이 보물 '구례 화엄사 목조비로자나불삼신불좌상'을 국보로, '울진 불영사 불연'을 비롯해 '완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 '송시열 초상' 등 3건을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울진 불영사 불연. 2021.4.28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동해안 산불] 긴장감 속 국보급 보물 반출하는 '불영사'

"아직 불길이나 연기는 관측되지 않아"

(울진=연합뉴스) 김선형 류영석 기자 = 경북 울진·강원 삼척 대형 산불이 사흘째를 맞은 6일 국보급 보물을 간직한 신라시대 사찰 불영사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오후 7시께 연합뉴스 기자가 찾은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불영사에서는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무진동 차량에 보물 '불연(佛輦)'을 분리 포장해 옮겨 싣고 있었다. 불연은 불교 의례용 가마다.

문화재청 관계자들 10여 명이 조심스럽게 불연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비구니 스님들이 긴장 속에 지켜봤다.

곧이어 보물 '영산회상도'와 경북 유형문화재 '신중탱화'도 무진동 차량에 옮겨졌다.

불영사에 있는 문화재는 이날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반출된다.

이날 불영사에서 바로 불길이나 연기가 관측되지는 않았으나, 매표소와 사찰 안에는 각기 소방차 2대가 배치돼 대기 중이었다.

사찰 내 삼층석탑은 옮길 예정은 아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방수포로 덮어놓았다.

불영사에는 이미 전날부터 문화재청 소속 전문가들이 투입됐다.

불영사에는 보물 2점 '영산회상도'와 '불연', 경북 유형문화재 '신중탱화'가 있다.

영산회상도와 신중탱화는 조선 후기 불화이고, 불연은 17세기에 제작된 불교 의례용 가마다.

문화재청은 영산회상도와 불연이 구조적으로 약해 상태를 점검한 뒤 연구소 무진동 차량으로 신중히 이송할 방침이다. 영산회상도는 한 변의 길이가 4m에 가까운 대형 그림이다.

불영사가 소장한 또 다른 경북 유형문화재 '불패'는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가 있다.

울진 금강송면에 있는 불영사는 여성 스님들만 있는 비구니 사찰로, 신라 진덕여왕 5년(651)에 의성대사가 세웠다.

조선 태조 5년(1396) 화재로 소실됐다가 이듬해 소운대사가 중건했으며, 이후 네 차례 수리됐다.

불영사와 직선거리로 250m 떨어진 불영사 계곡도 위험한 처지에 놓인 건 마찬가지다.

불영사 계곡은 근남면 행곡리에서 금강송면 하원리까지 15㎞ 길이에 이른다.

1979년 12월 명승 제6호로 지정되었으며, 불영사와 함께 울진군이 자랑하는 관광 명소다.

여름에는 계곡 그 자체가 피서지로, 봄·가을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겨울에는 설경 덕에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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