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유명 관광지 초토화…'핫 스폿' 부상 마을 전쟁터처럼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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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연기로 뒤덮인 동해시 묵호항 일대. 강원 곳곳에서 이틀째 산불이 이어진 5일 강원 동해시 묵호항 일대가 연기로 뒤덮여 있다. [촬영 양지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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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전 산불 악몽 2019년 4월 5일 산불로 전소된 강원 동해시 망상오토캠핑장에서 소방관들이 잔불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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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만에 또 산불 피해 (동해=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6일 산불 피해로 폭격을 맞은 듯 참혹한 모습을 하는 강원 동해시 묵호동의 한 유명 펜션 너머로 유명관광지 논골담길과 바다, 묵호항이 보인다. 202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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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에 그려진 벽화.[연합뉴스 자료 사진] |
[동해안 산불] 3년 전은 오토캠핑장…이번엔 묵호 등대마을 직격탄
동해시 유명 관광지 초토화…'핫 스폿' 부상 마을 전쟁터처럼 변해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3년 전 대형산불로 관광시설인 망상오토캠핑리조트가 잿더미로 변했던 강원 동해시에서 이번엔 바닷가 유명 관광지가 초토화돼 주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동해에서는 2019년 4월 3일 인근 지역인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7번 국도를 뛰어넘어 망상오토캠핑리조트 숙박시설의 80%인 22채 57실이 초토화됐다.
또 클럽하우스 카페테리아 등 부대시설과 전기, 통신 시설, 울창한 해송 군락지 4만여㎡가 소실됐다.
이후 동해시는 340억 원을 들여 화마가 덮친 곳을 복구하고 지난해 11월 준공식을 개최하는 등 산불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오전 1시 20분께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주택에서 난 불이 순간최대풍속 초속 19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관광 명소인 동해시 묵호동 등대마을이 직격탄을 맞았다.
매캐한 연기와 화염이 묵호동 일대를 덮치면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어촌마을은 폭격을 맞은 듯한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했다.
이번 불로 1941년 개항과 함께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묵호동 등대 마을에서는 동해시 전체 주택 피해의 59%를 차지하는 26채가 전소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묵호항 인근 산 위에 자리 잡은 등대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이곳은 주민들이 묵호항으로 들어온 오징어 등을 말리기 위해 오르내리던 곳으로 예전에는 논길처럼 질퍽해 논골담길로 불리게 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삶의 애환이 스며 있는 주택 담벼락에 벽화를 조성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전국의 관광객이 주말 휴일에 찾아오는 명소로 탈바꿈시켰다.
특정한 시설 하나로 명소가 된 게 아니라 주민들의 땀방울이 어린 삶의 터전 자체가 관광 명소였기에 주민들이 실감하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동해시는 그동안 묵호 등대마을을 감성 관광지로 만들고자 500억여 원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개장한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개장 7개월 만에 유료 관광객 20만 명이 찾는 '핫 스폿'으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벽화로 유명해진 마을에 화마가 덮치면서 한순간에 전쟁터처럼 변했다"라며 "불에 탄 마을을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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