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흘러가는 캔버스…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General / 강종훈 / 2021-10-18 17:00:15
  • facebook
  • twitter
  • kakao
  • naver
  • band
쾨닉 서울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 개막
▲ 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쾨닉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쾨닉서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색채가 흘러가는 캔버스…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쾨닉 서울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 개막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회화가 색채와 형태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미술에서 색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현대미술에서는 작품의 개념과 조형적인 요소 등에 비해 색이 다소 소홀히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 정치적, 사회적 맥락 등 시대적 관점을 중시하는 비평에서도 색채가 종종 부수적인 사안으로 논의된다.

독일 출신의 카타리나 그로세(60)는 이런 흐름을 거스르는 작가다. 그림을 그리는 매체의 종류와 무관하게 오로지 풍부한 색채로 선과 면 등 정해진 틀을 무력하게 만들고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넓은 공간에 색을 칠하는 현장 설치 회화 작업으로 유명하다. 건축물 실내외 넓은 공간에 스프레이로 색을 입힌다. 그의 작품에서 벽과 창문, 건물과 바닥 등 기존 경계는 무의미해진다. 색으로 회화의 경계를 허물고 확장해나간다.

강남구 청담동 쾨닉 서울 갤러리에서 개막한 카타리나 그로세 개인전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는 대규모 공간 대신 종이에 색을 펼친 신작 캔버스 작업을 소개한다.

고정관념을 깬 특유의 설치적 회화가 주는 강렬한 자극은 덜하지만, 작가는 종이 위에서 색채 본연의 세계에 더 집중한 듯하다.

신작들은 수채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을 축축한 종이 위에 바른 작업이다. 작가는 뚜렷한 형상을 나타내기보다는 그저 색채가 흘러갈 수 있는 길을 붓으로 내준다. 젖은 화면에서 유영하듯 색의 이동과 번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우연히 어떤 형태가 생기기도 한다.

역동적인 힘이 느껴지는 설치 회화와 달리 명상적이고 고요한 캔버스 작업은 색의 움직임을 통해 회화란 무엇인지 묻는다.

쾨닉 갤러리는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로, 지난 4월 패션브랜드 MCM과 손잡고 서울 지점을 열었다. 카타리나 그로세는 쾨닉 갤러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서울에서는 첫 개인전이지만, 폭넓은 국제무대 활동으로 명성을 쌓은 세계적인 작가다. 현재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전시는 다음 달 21일까지.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 facebook
  • twitter
  • kakao
  • pinterest
  • naver
  •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