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생 동갑내기…18∼19일 세종문화회관서 음표 없는 곡 등 실험적 무대
"즉흥에서 오는 스릴 있어…극적인 현대음악 느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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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초적 기쁨' 공연하는 작곡가 주정현과 최재혁 작곡가 주정현(왼쪽)과 최재혁.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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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초적 기쁨' 공연하는 작곡가 주정현과 최재혁 작곡가 주정현(왼쪽)과 최재혁.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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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초적 기쁨' 공연하는 작곡가 주정현과 최재혁 작곡가 주정현(왼쪽)과 최재혁.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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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5 '원초적 기쁨'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원초적 기쁨' 최재혁·주정현…"온 감각으로 느낄 낯선 음악"
1994년생 동갑내기…18∼19일 세종문화회관서 음표 없는 곡 등 실험적 무대
"즉흥에서 오는 스릴 있어…극적인 현대음악 느끼셨으면"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눈과 귀를 모두 열어서 듣고 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아요." (주정현)
1994년생 동갑내기 두 작곡가 주정현과 최재혁이 18∼19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원초적 기쁨'(Primitive Happiness)이라는 타이틀로 낯선 음악을 준비해 관객들을 만난다.
'원초적 기쁨'은 현대 음악 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과 해금 연주자 겸 작곡가 주정현의 협업 무대다. 최재혁이 창단한 현대음악 악단 '앙상블 블랭크'도 함께한다.
9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주정현과 최재혁은 자신들의 곡과 알렉산더 슈베르트, 제시 콕스 등 동시대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원초적 기쁨' 공연 계획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제시 콕스의 '퀀티파이'(Quantify)는 아시아 초연이다.
현대음악인 만큼 공연은 클래식 등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낯선 소리로 채워진다. 형식 면에서도 실험적이다. 제시 콕스의 '퀀티파이'의 악보에는 음표가 없이 지시문만 적혀 있다. 예를 들면 '쉼표와 무음(無音) 없이 가능한 많은 소리를 연주해 풍부한 질감을 만들어라'는 식이다. 분량도, 악기 수도 정해져 있지 않다. 연주자들에게 많은 자유를 준 셈인데, 그만큼 사전에 많은 연습이 필요하기도 하다.
지휘를 맡은 최재혁은 "즉흥연주라 하더라도 작전은 짜고 들어간다. 리허설이 중요한 곡 같다"며 "연주자에게 자유를 완벽히 준 것이어서 (연주자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주자 주정현은 "(즉흥성에서 비롯되는) 스릴이 있다"며 "모든 감각을 열고 소리에 반응할 것인지, (다른 소리와) 합쳐질 것인지 등을 결정한다. 사람과 대화하듯이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 선보이는 주정현의 신작 '원초적 기쁨'도 즉흥성이 강한 작품이다. 다양한 타악기들이 나와 갖은소리를 들려준다. 주정현은 칫솔, 청소기 등도 등장한다고 귀띔했다.
주정현은 "사람의 신체가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접촉하며 소리를 낼 수 있는지, 다양한 악기와 접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촉에 관한 얘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반면 최재혁이 작곡한 '스트레이트 투 헤븐' 등은 악보에 꼼꼼한 지시가 있는 곡이다. 현대 음악으로 묶이지만, 소리를 향한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주정현은 "앙상블 블랭크, 최재혁, 주정현을 골고루 볼 수 있는 무대"라며 "세 층이 만났을 때 융합되거나 충돌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무대도 기존 클래식 공연과는 다른 형태다. 사각형 극장에 삼각형 모양의 두 무대가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되며 객석은 그사이에 놓인다.
"소리가 낯설잖아요. 하나의 감각이 부담을 느낄 수 있으니 다른 감각은 재밌어야 했습니다. 눈이 굉장히 재밌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최재혁)
최재혁은 곡과 곡 사이 끊김이 없는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독특한 무대를 준비한 실용적인 이유도 제시했다.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동안, 다른 무대에서는 곡에 맞춰 새롭게 악기를 배치할 예정이다.
두 음악가는 육감을 깨우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관람을 권했다.
주정현은 "현대음악이지만 드라마틱하다"며 "한국에서 이런 프로덕션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말 드문 프로그램 구성"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혁은 2017년 제네바 국제 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최연소로 우승을 차지한 음악가다. 2018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런던 심포니를 지휘하며 데뷔한 지휘자이기도 하다.
주정현은 서울과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악가다.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 젊은예술가상을 받았고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원초적 기쁨'은 '경계 없는 무대, 한계 없는 시도'를 주제로 다양한 장르와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이는 세종문화회관의 기획 프로그램 '싱크 넥스트 25'(Sync Next 25)의 일환으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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