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개관 때 건물만 조성…예산부족에 설치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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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내부 [촬영 김재홍·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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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내 전시물을 보고있는 어린이 [촬영 김재홍·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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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촬영 조정호.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입구 모습. 전경 |
20년 넘게 주차장도 없는 국내 첫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1994년 개관 때 건물만 조성…예산부족에 설치 엄두 못내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주차장이 없으니 큰마음을 먹지 않으면 가기 어려워요."
부산 동래구 금강공원 인근에 자리한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가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김동섭 박사가 100여개 국가 해양생물 전시품 1만7천점을 기증하면서 1994년 '세계해양생물전시관'으로 문을 열었다.
개관한 지 30년 가까이 지난 현재 세계 각지의 다양한 해양생물 2만5천500점의 표본 등을 소장한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해양자연사 부문 전문 박물관으로 불린다.
심지어 관람이 무료다.
그런데 이런 박물관에 관람객용 주차장이 없다.
정문을 들어서면 관용차 5대 정도만 겨우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전부다.
승용차를 타는 관람객은 박물관 정문에서 직선거리로 100m 이상 떨어진 금강공원 공영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공영 주차장에 주차한 이후 최단 거리로 박물관에 가려면 왕복 2차선 도로 위에 놓인 육교를 건너야 한다.
주말이면 유모차에서 아이를 내리게 한 뒤 이 육교를 오르내리는 부모들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육교가 아닌 횡단보도를 거치려면 수백m를 돌아가야 하는 데다 보도블록마저 낡아 길이 울퉁불퉁하다.
박물관 근처에 마을버스 정류장이 있지만, 하차 이후 300m 가까이 걸어야 하는 등 대중교통 접근성도 열악한 편이다.
부산 동래구에 사는 30대 김모 씨는 "당연히 주차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왔다가 큰 불편을 겪었다"며 "훌륭한 시설인데 편하게 자주 가볼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박물관 측은 주차장 확보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수년째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물관 옆에 시 소유 부지가 있어도 주차장을 조성하려면 3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개관 초기에 산자락에 박물관을 조성하면서 주차장을 고려하지 못했다"며 "민간 사업자와 '금강공원 재정비 사업'을 통해 주차장을 기부채납 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사업성이 불투명한 탓인지 진척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차장은 없더라도 어렵게 찾아오신 시민들이 박물관 전시 수준에 실망하지 않도록 다양한 기획전시회 개최와 표본 관리 등에 애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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