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리 왕조 개국왕 동상 제막식도…K-베트남 밸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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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화군 화산 이씨 집성촌 [촬영 윤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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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베트남 밸리 다문화커뮤니티센터 [촬영 윤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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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효당 취재하는 베트남 하노이 TV (봉화=연합뉴스) 2018년 3월 베트남 하노이 TV 취재진이 봉화군 봉성면에 있는 베트남 리왕조 유적인 충효당을 취재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
'한국 속 베트남'…경북봉화 화산이씨 집성촌 한-베트남 교류행사
고려 때 망명한 베트남 왕족 후손들 정착…봉화군 "양국 가교 기대"
베트남 리 왕조 개국왕 동상 제막식도…K-베트남 밸리 조성
(봉화=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한국과 베트남 간 뜻깊은 문화교류 행사가 경북 봉화군에서 열린다.
22일 봉화군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후 1시 30분 봉성면 창평리 충효당 일원에서 한국-베트남 글로벌 교류 행사가 개최된다.
이날 행사에는 호안 퐁 베트남 문체부 차관,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 임종득 국회의원, 박현국 봉화군수 등 양국 관계자와 주민 등 8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다문화 커뮤니티센터 상량식, 베트남의 날 행사 등으로 꾸며진다. 봉화에 정착한 베트남 왕족 후예들의 시조 격인 리 태조 동상 제막식도 예정돼 있다.
다문화 커뮤니티 센터는 다음 달 12일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370㎡ 터에 기와를 얹은 단층 건물로 처마 끝부분이 솟아오른 베트남 양식을 가미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세미나실과 객실, 공동 부엌 등이 갖춰진다. 국내에 거주하는 베트남 등 다문화 출신 주민의 모임 장소로 쓰일 예정이다.
행사가 열리는 봉성면 창평리에는 베트남 왕족의 후예인 '화산 이씨' 집성촌이 있다.
지금은 7가구에 불과하지만 많을 때는 수십 가구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다.
화산 이씨는 안남국(安南國·베트남)의 리(ly) 왕조 개국왕인 이공온(李公蘊)의 6대손인 이용상(李龍祥)을 시조로 모신다.
이용상은 안남국에 정란이 발생해 왕족이 멸족할 위기에 놓이자 한반도로 망명했고 당시 고려 조정에서 그에게 '화산 이씨'라는 본관을 하사했다.
그의 13대손인 이장발(1574-1592)은 임진왜란 당시 문경전투에서 왜적에 대항해 싸우다 목숨을 잃었으며 그의 충효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건물이 충효당이다.
봉화군은 이와 관련해 이 일대 11만8천890㎡ 터에 2033년까지 사업비 약 2천억원을 들여 K-베트남 밸리를 조성한다.
한국-베트남 역사문화 콘텐츠 센터, 다문화 국제학교 등을 건립하는 등 양국 교류의 중심지로 개발된다.
현재 봉화 관내에 사는 베트남 출신 주민은 100명 남짓하다.
결혼 이주 여성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이 좋아 이주해 온 주민도 여럿 있다.
지난해 봉화로 이주한 도 옥 루이엔(47)씨는 최근 지역 홍보대사를 맡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그는 우리나라로 유학 와 국어교육학 석사, 국어국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베트남어 및 한국어 교재 집필과 번역, 국제학회 발표 등 학술 활동과 함께 봉화 K-베트남 밸리 사업, 베트남 창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봉화로 이주한 선예나(39)씨는 2006년 한국 땅을 밟은 베트남 출신 귀화 국민이다.
그는 현재 화산 이씨 종친회와 함께 K-베트남 밸리를 만드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국내에서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유적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이 봉화"라며 " K-베트남 밸리가 양국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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