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단 3주만 공개됐던 작품…'가장 유명한' 파도를 보다(종합)

Travel / 김예나 / 2025-09-04 15: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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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청주박물관, 고흐·드뷔시 등 열광한 호쿠사이 대표작 특별 공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전…日 중요문화재 토기 등 한자리에
무장 다케다 신겐 초상도 눈길…2027년엔 기록문화 등 ??
▲ 가장 유명한 파도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에서 관람객이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작품을 촬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야마나시 지역과 후지산을 집중 조명한다. 2025.9.4 yes@yna.co.kr

▲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에서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가 전시돼 있다. 이번 특별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야마나시 지역과 후지산을 집중 조명한다. 2025.9.4 yes@yna.co.kr

▲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후가쿠 36경'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에서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가 전시돼 있다. 이번 특별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야마나시 지역과 후지산을 집중 조명한다. 2025.9.4 yes@yna.co.kr

▲ 조몬 토기와 후지산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 전시실 모습.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조몬(繩紋) 토기 13점과 다양한 토우 등이 소개된다. 2025.9.4 yes@yna.co.kr

▲ 다케다 신겐의 초상화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에 야마나시를 대표하는 인물인 다케다 신겐(武田信玄·1521∼1473) 초상화 등이 전시돼 있다. 2025.9.4 yes@yna.co.kr

▲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 전시실 모습.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야마나시 지역과 후지산을 집중 조명한다. 2025.9.4 yes@yna.co.kr

▲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본 후지산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에서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등이 전시돼 있다. 이번 특별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야마나시 지역과 후지산을 집중 조명한다. 2025.9.4 yes@yna.co.kr

▲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린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 특별전 전시실 모습.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야마나시 지역과 후지산을 집중 조명한다. 2025.9.4 yes@yna.co.kr

▲ 후지산을 형상화한 조형 공간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4일 충북 청주시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 특별전시실 앞에 일본의 후지산과 야마나시(山梨) 지역을 형상화한 조형 공간이 들어서 있다. 2025.9.4 yes@yna.co.kr

20년 동안 단 3주만 공개됐던 작품…'가장 유명한' 파도를 보다(종합)

국립청주박물관, 고흐·드뷔시 등 열광한 호쿠사이 대표작 특별 공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전…日 중요문화재 토기 등 한자리에

무장 다케다 신겐 초상도 눈길…2027년엔 기록문화 등 일본서 소개

(청주=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커다란 파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하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얗게 부서질 듯 위태로운 모습이다.

거센 물길을 헤치고 갈 수 있을까. 나무배를 탄 사람들은 열심히 노를 저을 뿐이다.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 너머로는 눈 덮인 후지(富士)산이 보인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이 파도,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1760∼1849)가 목판화로 담아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다.

일본은 물론, 바다 건너 유럽으로 전해져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클로드 드뷔시(1862∼1918) 등 인상주의 예술가에게 깊은 영감을 준 이 작품이 충북 청주에서 공개된다.

국립청주박물관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4일부터 선보이는 특별전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山梨)'를 통해서다.

전시는 일본의 보물 격인 중요문화재 13점, 야마나시현 지정문화재 6점을 비롯해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야마나시현립고고박물관 소장품 100여 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 진품이 국내 전시에 나온 건 처음이다. 개막일인 4일부터 14일까지, 그리고 전시 말미인 12월 26∼28일에 걸쳐 총 2주만 특별히 공개된다.

신민철 학예연구사는 "야마나시현립박물관에서도 지난 20년 동안 딱 3주 공개되었던 작품"이라며 "서양 미술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일본 미술의 상징적 걸작"이라고 말했다.

두 박물관이 함께 꾸민 전시는 야마나시를 대표하는 후지산을 비추며 시작된다.

야마나시현 남쪽 경계에 솟아 있는 후지산은 일본인에게 오랜 기간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후지산의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곧 야마나시의 역사인 셈이다.

관람객들은 자연의 빛을 닮은 토기와 토우 30여 점을 먼저 마주하게 된다.

지금으로부터 약 5천500∼4천5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조몬(繩紋) 시대 중기 토기는 유려한 곡선과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뱀 무늬를 장식한 토기부터 4개의 뿔 모양 손잡이가 인상적인 토기, 의례용이나 어린이 장난감으로 썼을 것이라 추정되는 '미니어처' 토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다카하시 류자부로(高橋龍三郞) 야마나시현립고고박물관장은 "야마나시현의 조몬 토기는 일본 열도에서도 예술성이 뛰어나고 창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야마나시를 대표하는 인물인 다케다 신겐(武田信玄·1521∼1573)도 비중 있게 다룬다.

그는 일본 센고쿠(戰國) 시대에 활약했던 무장 중 한 명으로, 뛰어난 수완과 전략적 외교로 세력을 확장했고 '가이(甲斐)의 호랑이'로 불리기도 했다.

흰 장식이 달린 투구를 쓰고 갑옷 위에 가사를 걸친 모습의 초상화, 용 그림이 새겨진 도장이 찍힌 편지 등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다케다 가문에서 '방패가 필요 없을 정도로 견고한 갑옷'으로 여기며 대대로 전해진 갑옷의 복제품, 가이 지역에서 생산된 금화 등도 시선을 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우키요에(浮世畵) 부분이다.

우키요에는 에도시대(1603∼1867)에 유행한 풍속화로, 주로 목판화 형태로 제작됐다. 특히 후지산을 주제로 한 작품은 당대 큰 인기를 끌었다.

'ㄷ'자 형태로 꾸민 전시 공간에서는 70대의 호쿠사이가 완성한 걸작 '후가쿠(후지) 36경' 가운데 총 17점의 목판화를 교체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2점씩 총 5점을 볼 수 있다. 높이 25.7㎝, 너비 37.7㎝ 크기의 목판화에 담긴 후지산 모습이 흥미롭다.

모리야 마사히코(守屋正彦) 야마나시현립박물관장은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는 당시 8천장을 찍었다고 하는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28점 정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모리야 관장은 "다른 작품과 비교해 상태가 특히 더 좋은 작품"이라며 "후지산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우키요에를 보면서 야마나시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아사카와 형제(淺川)를 조명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아사카와 노리타카(淺川伯敎·1884∼1964)·다쿠미(淺川巧,·1891∼1931) 형제는 일제강점기 조선으로 건너와 도자기 공예 연구와 보존, 식목사업에 헌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시의 특별 코너로 꾸며진 공간에서는 아사카와 다쿠미가 쓴 '조선의 소반' 책과 그의 초상화, 형제가 수집한 도자기, 공예품 등이 소개된다.

이양수 국립청주박물관장은 "다양한 회화 작품을 소개하고 유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2주마다 일부를 교체할 예정"이라며 "2주에 한 번씩 봐야 할 전시"라고 말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는 2008년 시작된 두 박물관의 인연과 노력이 결실을 본 자리"라며 "대한민국과 일본의 지역 간 문화 교류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12월 28일까지 열린다.

2027년에는 청주박물관에서 열렸던 '기록, 맵 오브 유'(Map of You) 특별전과 주요 한국 문화유산이 야마나시 현지에서 소개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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