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감독 첫 도전 '발레 스타' 김지영 "특별한 하루 선물할게요"

General / 임동근 / 2022-03-17 14: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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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마포아트센터서 기획공연 '원 데이'
▲ 공연 앞둔 '김지영의 원 데이'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영은 예술감독으로서 첫 기획공연 M 프리마돈나 시리즈 '김지영의 원 데이'를 선보인다. 2022.3.17 mjkang@yna.co.kr

▲ 예술감독으로 첫 기획공연 앞둔 김지영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영은 예술감독으로서 첫 기획공연 M 프리마돈나 시리즈 '김지영의 원 데이'를 선보인다. 2022.3.17 mjkang@yna.co.kr

▲ 발레리나 김지영, 첫 기획공연 '김지영의 원 데이'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영은 예술감독으로서 첫 기획공연 M 프리마돈나 시리즈 '김지영의 원 데이'를 선보인다. 2022.3.17 mjkang@yna.co.kr

예술감독 첫 도전 '발레 스타' 김지영 "특별한 하루 선물할게요"

25일 마포아트센터서 기획공연 '원 데이'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국립발레단을 떠나온 지 3년이 됐는데, 공연을 한번 기획해보고 싶었어요. 작고 조용하게 만들어보자 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네요."

발레리나 김지영(44)이 오는 25일 오후 8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예술감독으로서 첫 기획공연을 선보인다. 직접 무대에 오르는 것은 물론 손수 프로그램을 짜고, 캐스팅도 직접 했다.

김지영은 17일 마포아트센터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에 관심을 너무 많이 가져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원래 '저녁형 인간'인데 공연을 앞두고는 새벽에 벌떡벌떡 일어난다.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면서 "공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가장 부담된다"고 했다.

공연 제목은 '김지영의 원 데이(One Day)'다. 그는 "딱 하루만 하는 공연이라는 것과 사람은 한 번밖에 살지 않는다는 뜻을 담았다"면서 "이번 공연은 김지영이 선사하는 스페셜한 하루"라고 설명했다.

공연에는 전 베를린 슈타츠오퍼 발레단원 이승현, 김용걸댄스시어터 주역 김다운,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손유희·이현준·강민우,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한상이, 전 우루과이국립발레단원 윤별, 전 파리오페라발레단 준단원 윤서준, 전 독일라이프치히발레단원 박정은 등 스타 무용수들이 총출동한다.

이런 무용수들을 한자리에 모은 비결을 묻자 그는 "지인 찬스"라고 했다. 안무가 김용걸과는 국립발레단 시절 콤비로 활약했고, 한상이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함께 생활했다고 한다.

김지영은 "모두 너무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다. 정말 하루를 빼기도 바쁜 분들인데, 다행히 모두 흔쾌히 승낙해줬다"며 흡족해했다.

공연 1부에서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후배, 동료들과 발레 갈라 5편을 선보인다. 안무가 김용걸의 '산책'과 '선입견', 발레리노 이현준이 새롭게 안무한 '한여름 밤의 꿈' 파드되 등이 무대에 오른다.

2부에선 김세연이 안무하고 김지영 등이 춤추는 신작 '치카치카(Chica Chica)'를 선보인다. 무용수 4명이 김지영의 삶을 프로코피예프 선율과 함께 그리는 작품이다. 김세연은 이번 공연을 위해 스위스에서 날아왔다.

김지영은 1998년 '잭슨 콩쿠르'(USA국제발레콩쿠르) 때 김세연을 처음 만났다. 콩쿠르 주최 측에서 숙소를 제공하는데 김세연이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이후 네덜란드에서 발레단 생활도 같이했다.

"제가 항상 '내 마음에는 아직도 소녀가 살고 있어"라고 얘기하거든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둘 다 아직 철이 없이 그대로인데,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나 얘기하다가 저의 삶을 표현하는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했죠."

'치카'(Chica)는 스페인어로 '소녀'를 뜻하며, '치카치카'는 우리나라에서 어린아이가 이를 닦는 모양을 의미한다. 작품은 어린 소녀가 양치질을 배우듯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저를 표현하는 건데, 사실 누구나 젊은 시절이 있고, 사랑의 아픔을 겪고, 늙어가잖아요. 이런 경험에 대한 감정의 변화를 춤으로 표현하려고 해요. 감정을 '탁'하고 터치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합니다."

열 살 때 발레를 시작한 김지영은 18세 때인 1997년 국립발레단에 최연소로 입단했다. 2002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입단했다가 2009년 다시 국립발레단에 복귀했다. 국립발레단에선 '로미오와 줄리엣', '백조의 호수', '지젤' 등 숱한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국립발레단을 떠난 지 3년. 그는 달라진 게 많다고 했다. 흰머리는 늘고, 군살은 늘어나고, 생각은 많아졌다. 2019년부터는 경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평생 무대에서 저를 뽐냈던 사람이잖아요. 예전엔 저만 책임지면 됐는데 이제 학생도 책임져야 한다니 혼란스러웠죠. 그러면서 생각이 많아졌어요. 하지만 시간이 약인 것처럼 점점 나아지고 익숙해지고 있네요."

김지영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고 했다. 언젠가 때가 되면 아무런 걱정 없이 마음 편안하게 긴 휴가를 떠나고 싶다고도 했다.

"일반 클래식 발레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공연입니다. 봄바람에 살랑이는 느낌을 안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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