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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원호 PD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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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원호 PD(뒷줄 가운데)와 '99즈' [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슬의생' 신원호 PD "사람 냄새와 디테일한 리얼리티 동시 추구"
"쌓인 고민과 피로감에 이야기 이어갈지 결정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첫 촬영 날도 그랬고 10개월 만에 다시 만나 시즌2를 찍을 때도 그랬고 늘 어제 본 것 같았죠."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메디컬 드라마로 두 시즌에 걸쳐 사랑받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의 신원호 PD 역시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까지 '99즈'와의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7일 서면으로 만난 그는 "시즌2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키워드 중 하나가 '좋은 사람'"이라며 "민하(안은진 분)가 석형(김대명)에게 '전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했던 것도 내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우린 좋은 관계가 될 거라는 의미였다. 그 지점이 우리 드라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좋은 사람이 모여 있다 보면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각자 더 좋은 사람이 된다고 믿습니다. 우리 배우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좋은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조금 불편한 부분을 기꺼이 감내하고 참아가면서 결국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죠. 시즌2에서는 그다지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서로 맞아 돌아갔습니다."
신 PD는 "시청자들이 다섯 동기의 케미 외에도 음악, 환자와 보호자의 사연, 러브라인 등 서로 다른 포인트들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을 주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즌2에서 시청자의 관심이 가장 컸던 부분은 역시 '99즈'의 로맨스였다.
신 PD는 연출 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물론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다 보이겠지만 로맨스만 있는 드라마가 아니다 보니 러브라인의 흐름이 빠르거나 밀도가 촘촘할 수가 없었다"며 "그래서 조금 더 차근히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살짝 느릿하게 호흡을 더 가져가려 했다"고 설명했다.
"익준(조정석)과 송화(전미도)의 경우 우리가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잘해온 색깔이기는 했지만, 그때보다는 더 연하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적당한 밀도를 지키는 부분을 가장 신경 썼죠. 20년 친구가 연인이 되는 장면이 후루룩 넘어가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정원(유연석)과 겨울(신현빈)의 경우 정원의 절절했던 마음과 내적 갈등, 겨울의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고 시즌2에서는 그 커플이 얼마나 더 단단해져 가느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또 시즌2의 가장 큰 축은 석형과 민하였습니다. 얼개만 보면 무거울 수 있지만 둘의 모습은 귀엽고 사랑스럽길 바랐습니다. 준완(정경호)과 익순(곽선영)은 둘이 서기만 해도 로맨스 코미디부터 정통 멜로까지 뚝딱 만들어졌죠."
'슬의생'을 시작으로 국내에도 시즌제 드라마들이 잇따라 등장했고, 주1회 편성도 주목받았다. 철저하게 기획된 시즌제 IP(지적재산) 전략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신 PD는 "주 2회 드라마는 다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의 피로가 줄어드니 그 여유가 다시 현장의 효율로 돌아왔다. 배우들이 그 어려운 밴드 곡을 여유 있게 연습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라고 했다.
"시즌제의 가장 큰 강점은 내적 친밀감이죠. 다음 시즌에서는 바로 이야기가 시작돼도 사람들이 익히 아는 친한 캐릭터와 익숙한 내용이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거든요. 제작 단계에서도 편리해요. 이미 세팅된 게 많아 준비 기간이 단축되죠. 여러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영리한 형식인 건 확실합니다."
'슬의생'은 '99즈'의 호흡이 주를 이뤘지만 배경이 병원이고 주인공들도 의사고 다양한 환자 에피소드를 다룬 메디컬극이기도 했다. 다양한 히트작을 낸 신 PD이지만 의학 드라마 연출은 처음이었다.
신 PD는 "의학 드라마가 어려운 이유는 누구나 병원에 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 마디씩 할 수 있는 공간의 이야기이지만 또 한 걸음 들어가면 하나도 이해 못 하는 전문적인 분야"라고 말했다.
"전문적인 부분을 수많은 메디컬 드라마에서 다뤄와 그걸 또 다르게 표현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죠. 그 돌파구가 바로 사람 냄새 나는 소소함과 따스함, 그리고 철저하고도 디테일한 리얼리티였습니다. 준비해야 할 게 산더미였어요. 아주 간단한 수술 장면 하나도 몇 시간을 붙들고 있어야 했으니 초반부터 벽에 부딪혔죠. 목표가 '현직 의료인들로부터 정말 리얼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어서 포기할 수 없었어요. 정말 힘들게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었는데 실제 의사들이 짚어주시는 리뷰 영상도 나오고 리얼하다는 반응들이 많아 감사했습니다."
이제 시즌3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신 PD는 즉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커 고민도 그만큼 많은 듯했다.
"할 얘기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죠. 마치 우리 일상이 오늘 지나면 또 내일 이야기가 있고, 모레 이야기가 있듯이요. 다만 시즌제를 처음 만들면서 쌓인 고민과 피로가 많다 보니 그 이야기를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 후속편에 대해서도 그는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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