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에도 봄은…' 이상화 이력서 등 희귀자료 30여점 공개

Heritage / 이은중 / 2021-08-10 11:3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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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륜고가 100년간 보관하다 독립기념관에 기증
해방 후 한국학교 모습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다수
▲ 교남학원 제1회 졸업식(1923) 기념사진 등 학교 관련 사진 [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어 교과서, 미군정청 관보, 공문서철, 대한민국관보 등 [독립기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이상화 이력서 등 희귀자료 30여점 공개

대구 대륜고가 100년간 보관하다 독립기념관에 기증

해방 후 한국학교 모습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다수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독립기념관은 제76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10일 대구 대륜고로부터 기증받은 희귀 일제강점기 역사 자료 30여점을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 가운데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지은 이상화 시인의 이력서와 교원 임용허가 관련 대구부(大邱府) 공문이 포함돼 있다.

이상화 시인은 대륜고의 전신인 교남학원(1921년 개교)에서 교사로 활동하며 제자들에게 민족정신을 고취했다.

시인의 형이자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벌인 이상정 장군의 친필 이력서는 그동안 불분명했던 중국 망명 이전 행적을 밝힐 자료로 주목된다.

장군이 일본에서 유학한 학교도 적혀 있어, 관련 연구의 보완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저항시인 이육사 형제와 함께 독립운동을 벌인 조재만 관련 자료, 1935년 학생사상사건으로 퇴학당한 김천고등보통학교 김한수·마산공립보통학교 김정태 등의 퇴학 처분통지문 등도 포함됐다.

해방 공간에서 학교는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다수 공개됐다.

일본어 상용이 강요된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직후 학교는 무엇보다 국어교육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주시경 선생 문하에 있던 정렬모·최현배·장지영 등의 국어 관련 교과서에서는 신속히 민족교육을 하고자 했던 정황을 엿볼 수 있다고 독립기념관은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 중에는 한국전쟁기 대륜중학교가 학교 건물을 미군에게 대여한 가운데 피난민 학생 수용과 근로봉사 등에 헌신한 기록, 북한군에 협력했다는 혐의로 퇴학당한 학생의 복학을 탄원하는 진정서 등도 포함됐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한국 근현대사가 천변만화하는 격동기였기 때문에 학교에서 옛 자료를 보관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다량의 자료를 100여년간 보관해온 것은 경이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근대 시기 개교한 전국 초·중·고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를 발굴하는 '한국 근대학교의 역사 컬렉션' 사업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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