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극복한 천재 음악성…최고의 첼리스트 꿈 꾼다

General / 윤우용 / 2022-12-14 10: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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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경덕중 이정현양, 입문 후 각종 콩쿠르서 두각
▲ 이정현양 [충북도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정현양 [충북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자폐 극복한 천재 음악성…최고의 첼리스트 꿈 꾼다

청주 경덕중 이정현양, 입문 후 각종 콩쿠르서 두각

(청주=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자폐 장애를 가진 청주 경덕중학교 3학년 첼리스트 이정현(16) 양이 천재 음악소녀로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양이 음악적 소질을 보인 것은 생후 18개월째부터다.

음정이 정확한 콧노래를 혼자 부르더니 6세 때는 언니의 멜로디언으로 애국가를 즉석에서 연주, 주위를 놀라게 했다.

멜로디언을 따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양이 본격적으로 악기를 배우게 된 것은 이 학교의 특수교사 권유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자폐 판정을 받았던 이 양의 재능을 눈여겨 본 특수교사는 이 양을 음악 전문가에게 데려가 볼 것을 어머니 양성선(49)씨에게 권유했다.

어머니는 이 이야기를 듣고 어쩌면 음악이 이 양의 자폐를 치료해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자폐아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학원이나 교육기관이 없었고, 스승을 구하기는 것도 어려웠다.

이 때문에 양씨는 답답함을 넘어 사회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고 한다.

양씨는 수소문 끝에 지인으로부터 강사를 소개받아 이 양이 초등학교 3학년 때인 2016년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가야금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이 양은 탁월한 음악적 재능으로6개월 만에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에서 금상을 받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모 기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장애인청소년오케스트라 헬로우샘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

하나의 곡을 여러 명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특성 때문에 남들과 어울리다 보면 이 양이 사회에 잘 적응할 것 같다는 기대감에 양씨가 선택했다.

악기는 첼로를 선택했다. 정현이가 높은 음보다는 낮은 음을 좋아해서다.

오케스트라에 입단한 이 양은 여기서도 음악적 천재성을 인정받았다.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2018년 10월부터 각종 첼로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시작했다.

1년 6개월 만인 2019년에는 12회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 대상을, 2020년에는 13회 전국장애인청소년 예술제 대상(문화체육부장관상)을, 2021년에는 전국장애인음악콩쿠르 대상을 받았다.

올해 5월에는 리틀모차르트 한국콩쿠르에서 전체 준 대상을, 2022 국제서울음악 콩쿠르에서는 1등을 차지했다.

이 양은 내년 3월 충북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이 양은 악보 대신 모자이크 같은 악보를 그린다는 것이다.

나무와 집 동물 등을 사인펜으로 작게 그려 넣고 점도 찍어 넣는다.

언뜻 보면 알록달록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도화지에 그려 놓은 것 같기도 하다.

이 그림 악보는 1회 스페셜올림픽미술대회 발달장애인 미술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2022 국제스페셜 뮤직&아트 페스티벌 팸플릿 그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2일충북교육문화원에서 열린 충북교육청 교직원 오케스트라 12회 정기연주회 홍보용 팸플릿 표지로도 사용됐다.

양씨는 "거리에서 음악을 흥얼거리는 아이를 이상하게 쳐다 보는 시선이 안타까웠을 때가 많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정현이가 음악을 통해 비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사회생활을 하고 세계적인 음악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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