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여행하는 소설

General / 이은정 / 2022-03-23 10: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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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위저드 베이커리




[신간] 여행하는 소설

우리 모두·위저드 베이커리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여행하는 소설 = 장류진, 윤고은, 기준영, 김금희, 이장욱, 김애란, 천선란 지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반복된 일상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기 어려운 시대다.

"아, 여행 가고 싶다"며 여권과 항공권을 품고 떠나는 여정이 그리운 시기, 7명의 작가가 여행을 매개로 한 단편소설 7편을 묶어 내놓았다.

윤고은의 '콜럼버스의 뼈'에서 화자는 자신이 뿌리를 찾기 위해 스페인 세비야로 떠난다. 여행의 목적 달성에는 실패하지만, 그곳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다.

김애란은 단편 '숲속 작은 집'에서 여행을 통해 돈과 언어, 성과 권력, 계급과 인종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천선란의 '사막으로'는 미래의 지구에서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다. 삶은 끝없이 바깥으로 외로움을 던지며 절실한 하나를 붙잡고 나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창비. 244쪽. 1만6천 원.

▲ 우리 모두 = 레이먼드 카버 지음. 고영범 옮김.

1980년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인 레이먼드 카버(1938~1988)의 시 세계를 아우른 시집이다.

카버는 '대성당'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1983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시 쓰기에만 매진했다.

생전 출간된 3권의 시집과 죽는 순간까지 정리해 사망 이듬해 나온 시집, 이후 출간된 미발표시 모음집 등 5권의 시집을 한데 묶었다.

수록된 305편의 시에는 예술, 술, 일상과 가족, 자연, 죽음과 그 너머에 대한 사유가 넘친다.

알코올중독자로 보낸 젊은 시절, 가정불화, 시한부 선고 이후 삶에서 마주한 죽음 등 경험에서 반추된 통찰이 선명하다.

문학동네. 640쪽. 2만7천 원.

▲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지음.

말을 더듬는 16살 소년은 누명을 쓰고 가족에게서 도망쳐 동네 빵집 위저드 베이커리에 숨어든다. 평범한 빵집인 줄 알았던 그곳은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주는 특별한 빵을 만드는 마법사의 베이커리다.

사귀고 싶지 않은 사람을 떨어지게 만드는 '노 땡큐 사블레 쇼콜라', 도플갱어가 학교나 회사에 대신 가도록 해주는 '도플갱어 피낭시에'….

이곳에 머물게 된 소년은 욕망을 위해 마법의 힘을 휘두르고 싶어하는 인간의 행태를 목격한다. 평소 날카롭고 냉랭하던 마법사 점장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에 가족에게선 느껴보지 못한 위안을 얻기도 한다.

미스터리와 호러, 판타지 요소가 담긴 작품으로 2009년 출간 당시 50만 부가 팔리며 한국 영어덜트 소설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멕시코, 프랑스, 태국 등 9개국에 번역 수출됐다.

이번 개정판은 시대에 맞게 표현을 바꾸고, 새롭게 정제하거나 문장을 더하고, 반지수 작가의 일러스트를 더했다.

창비. 256쪽. 1만4천 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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