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부여 백제 왕릉급 무덤떼, 위계 맞는 이름으로 변경

Heritage / 박상현 / 2021-09-09 09: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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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리 고분군→무령왕릉과 왕릉원, 능산리 고분군→왕릉원
▲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백제세계유산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백제 무령왕릉 [문화재청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부여 왕릉원 [백제세계유산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부여 백제 왕릉급 무덤떼, 위계 맞는 이름으로 변경

송산리 고분군→무령왕릉과 왕릉원, 능산리 고분군→왕릉원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충남 공주와 부여의 백제 왕릉급 무덤떼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문화재 이름 대신 성격과 위계에 맞는 새 명칭으로 불리게 된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인 '공주 송산리 고분군'과 '부여 능산리 고분군' 이름을 각각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부여 왕릉원'으로 변경해 17일 관보에 고시한다고 9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앞서 지난 7월 14일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회의 종료 직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송산리 고분군과 능산리 고분군의 명칭 변경을 예고했다.

두 유적은 백제가 공주에 수도를 둔 웅진도읍기(475∼538)와 부여로 천도한 뒤인 사비도읍기(538∼660)의 왕릉과 왕릉급 무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이미 발굴조사가 이뤄져 일부 무덤의 축조 방법과 규모가 확인됐고, 조선총독부가 고적으로 지정하면서 송산리 고분군과 능산리 고분군으로 명명됐다.

이후 우리 정부는 1963년 사적으로 다시 지정하면서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고분(古墳)은 옛 무덤을 지칭하는 일반적 용어여서 유적이 지닌 역사적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문화재청은 두 유적의 명칭 변경 사실을 알리면서 "능원은 왕·왕비 무덤인 능(陵)과 세자·세자빈 등 왕족 무덤인 원(園)을 아우르는 용어"라며 "소재지와 문화재 유형으로만 이뤄진 사적 명칭 대신 무덤 주인을 병기한 이름을 썼다"고 설명했다.

문화재 명칭에 '무령왕릉'만 들어간 이유는 두 유적에서 주인이 명확하게 확인된 무덤이 무령왕릉뿐이기 때문이다.

송산리 고분군에는 무령왕릉을 포함해 주요 무덤 7기가 존재한다. 무령왕릉은 1971년 송산리 고분군에서 배수로 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긴급 발굴조사를 통해 왕과 왕비가 묻힌 내력 등을 기록한 지석(誌石)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가 쏟아져 나왔다. 그중 12건 17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지금까지 고분 17기가 확인된 능산리 고분군은 1990년대 무덤들 서쪽 절터에서 백제 금동대향로와 석조사리감이 출토돼 왕실 무덤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근처에는 다른 백제 무덤떼인 능안골 고분군, 염창리 고분군이 있다. 부여 왕릉원은 이 유적들과는 차별화되는 명칭이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 명칭 변경에 따라 공주시, 부여군과 함께 안내판을 정비하고 문화재 정보를 수정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 있는 개별 무덤 명칭인 '송산리 1∼6호분'은 학술 용어로 굳어져 추후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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