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되려면 2년 넘게 걸리는데"…낙서판 된 단양 이끼터널

Travel / 권정상 / 2021-10-30 09: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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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명소 유명세 타며 230m 옹벽 낙서로 얼룩, 훼손 심각
▲ 낙서로 훼손된 이끼터널 (단양=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 충북 단양군 적성면 이끼터널이 낙서로 크게 훼손돼 있다. 2021.10.29 jusang@yna.co.kr

▲ 낙서로 훼손된 이끼터널 (단양=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 충북 단양군 적성면 이끼터널 옹벽이 손 닿는 곳까지 낙서로 가득 차 있다. 2021.10.29 jusang@yna.co.kr

▲ 이끼터널서 '인생샷'을… (단양=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 충북 단양군 적성면 이끼터널을 찾은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10.29 jusang@yna.co.kr

"복원되려면 2년 넘게 걸리는데"…낙서판 된 단양 이끼터널

사진 명소 유명세 타며 230m 옹벽 낙서로 얼룩, 훼손 심각

(단양=연합뉴스) 권정상 기자 = 충북 단양의 사진 촬영 명소인 이끼터널이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끼가 뒤덮인 터널 벽에 이름이나 기호·문구를 새기는 이들이 하나둘 늘면서 터널전체가 온통 낙서판으로 변했다.

지난 29일 찾은 단양군 적성면의 이끼터널은 언뜻 보기에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이끼로 가득 찬 최고높이 5m, 길이 230m의 옹벽이 도로 양쪽으로 펼쳐지면서 신비감마저 느껴지는 녹색 빛을 뿜어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자연스레 원근 효과도 얻을 수 있어 주말이면 '인생샷'을 얻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정면에서 바라본 터널 벽은 온갖 낙서로 얼룩져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양쪽 벽면에 누군가의 이름, 하트 모양 등의 낙서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손이 닿는 지점까지는 성한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끼 훼손이 심한 상태다.

단양군은 소셜미디어(SNS) 활성화로 이끼터널을 찾는 관광객이 늘면서 훼손이 심해지자 2016년 터널 벽 위에 관개시설을 설치, 꾸준히 수분을 공급하며 이끼 보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훼손된 이끼가 자연복원하기까지 2년 넘는 긴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낙서는 끊임 없이 이어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이끼 보호를 당부하는 안내판을 세우고 낙서를 할 수 있는 조형물도 별도로 설치해놨지만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단양군 관계자는 "이끼터널을 찾는 관광객이 주말에는 5천명이 넘는다"면서 "자연이 선물한 아름다움을 오래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이끼 보호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단양 이끼터널은 일제 강점기인 1942년 개통된 중앙선 철도의 일부였다.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철로를 걷어내고 포장도로로 만들었는데, 도로 위를 무성한 나뭇가지가 덮이며 터널 모양이 형성되고 인근 남한강의 습기가 더해지면서 이끼가 자랄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 갖춰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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