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발굴 중인 의정부 터 유적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서울 세종대로 옛 의정부 터 유적발굴 현장. 의정부는 1400년(정종 2년)부터 1907년까지 영의정·좌의정·우의정 등이 국왕을 보좌하면서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건물이 훼손됐다가 흥선대원군 집권 후 1865년 경복궁과 함께 재건됐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역사적 경관이 대부분 훼손됐다. 의정부 터에는 1990년대까지 여러 행정 관청이 자리했으며, 1997년부터 서울시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공원)으로 사용해 왔다. 2021.6.21 srbaek@yna.co.kr |
광화문 '의정부 옛터' 역사문화공간 계획 취소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서울시가 발굴해온 광화문 일대 의정부(議政府) 옛터를 도심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들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일단 복토(흙으로 덮음)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지난달 시의 세종로 76-14 일대 의정부 옛터 유구(遺構·옛 토목건축물의 흔적) 보호시설 건립 계획을 부결함에 따라 옛터 복원을 취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문화재위원들은 서울시의 전시 공간 마련 계획을 부결하면서 장기 계획을 다시 세워 의정부 건물을 복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는 시의회에 제출한 2차 추경예산안에서 올해 이 사업에 배정돼 있던 7억8천94만6천원 중 이미 사용한 금액 등을 제외한 5억9천64만1천원을 감액했다.
감액 예산 중 조사원 임금(9천106만1천원)을 제외한 나머지 4억9천958만원은 유구 보호시설 전시 설계비다.
서울시는 2013년 광화문 일대에서 의정부 옛터를 확인한 뒤 7년여에 걸친 학술연구와 발굴조사 끝에 건물지와 초석 등을 보존 처리하고 도심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하는 작업을 해왔으나, 일단 중단하게 됐다.
특히 작년에 유구 보호시설 국제 설계공모를 해 당선작 선정까지 했으나, 진행하려던 설계작업도 백지화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유구 보호시설 건립이 문화재위 부결로 불가능해지면서 내년에 복토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문화재청 구상에 따른 경복궁 복원과 연계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정부 옛터가 도로 등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의정부 건물 복원 계획을 바로 세울 수는 없으며, 문화재청과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복원 1차 사업을 1990년대에 시작해 2010년에 마무리했으며, 2차 사업을 2045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의정부 옛터는 작년 9월 24일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제558호) '의정부지'(議政府址)로 지정됐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