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간, 기술력과 MZ세대 업고 콘텐츠 산업 흔든다

Game / 이정현 / 2021-09-04 08: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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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시공간 제약받지 않아 유리"…관련 시장 규모 급증
▲ 가상 인간 로지 [굿네이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넷마블의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넷마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사이버 가수 아담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상 인간, 기술력과 MZ세대 업고 콘텐츠 산업 흔든다

"코로나 속 시공간 제약받지 않아 유리"…관련 시장 규모 급증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콘텐츠부터 게임, 금융까지 산업계 전반이 가상 인간에 꽂혔다.

신한금융그룹의 광고모델인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는 최근 '광고 퀸'이라 부를 만하다.

영원히 22살일 로지는 170cm를 넘는 큰 키에 동·서양의 이미지가 절묘하게 섞인 외모, 개성 넘치는 스타일, 자유롭고 친근한 성격으로 호텔, 전기차, 패션 브랜드, 심지어 환경 캠페인 모델 자리까지 꿰찼다. 그의 광고 매출만 1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TV홈쇼핑 쇼호스트까지 가상 인플루언서의 활동 영역이 됐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사업을 통해 가상 모델 루시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게임 업계에서도 가상 인간과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넷마블은 자회사를 통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세우고 가상 아이돌 띄우기에 나섰고, 이보다 먼저 스마일게이트는 가상 인간 한유아를 공개하며 배우와 가수 등으로 활동할 셀러브리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CJ ENM 역시 버추얼 IP(지적재산) 개발에 뛰어들었다.

CJ ENM은 최근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인 에이펀인터랙티브 전략적 사업 제휴를 맺고 디지털 가상 인간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가상 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 앞으로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CJ ENM 산하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인터넷 스타들을 위한 기획사) 다이아 티비도 네이버 제트와 협업해 제페토에 가상 인플루언서를 론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상 인간이 요새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대 말 사이버 가수 아담과 류시아, 그에 앞서 2000년대 중반 소셜미디어 싸이월드 속 아바타인 미니미 등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실제'처럼 느껴지진 않았고 대부분은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20년 전과 현재 가상 인간의 차이는 바로 가상 인간을 정교하게 만드는 기술력, 그리고 그 가상 인간과 마주하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4일 "아담이나 류시아는 시도 자체는 참신했지만 구현 과정에 있어 그만한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부족했다. 지금은 실현 가능한 형태의 기술이 나왔다. 로지의 경우 처음에 가상 인간인지 몰랐다가 나중에 밝혀지면서 오히려 마케팅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는 가상 공간에 익숙한 세대라 그런 캐릭터들을 수용하는 데 한결 쉽다"며 "가상 캐릭터가 얼마나 지속해서 활동하고, 정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는지에 장기적인 성패가 달려있다고 본다. 성공 사례가 많아지면 향후에는 개개인의 아바타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가상 인간은 활동하는 데 있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맞아떨어졌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로 비대면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시공간 제약이 없는 가상 휴먼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현재에는 비대면으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대세라면 향후 본격화할 메타버스 시대에는 실제 세계 팬덤-가상공간-가상 휴먼IP-실제 아티스트로 이어지는 소통 형태가 증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다수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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