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 조용한 위험…악독한 식물의 세계

General / 송광호 / 2021-10-28 0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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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 스튜어트가 쓴 '사악한 식물들' 출간
▲ 책 이미지 [글항아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아름답지만 조용한 위험…악독한 식물의 세계

에이미 스튜어트가 쓴 '사악한 식물들'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식물이란 좋은 것이라고 교육받는다. 친구의 선물이라면 처음 보는 껍질과 잎으로도 거리낌 없이 차를 끓이고, 도보 여행 중 낯선 열매를 보면 살짝 깨물어 맛을 보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원예 칼럼니스트인 에이미 스튜어트가 쓴 '사악한 식물들'(글항아리)을 읽고 나면 그런 행동은 만용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책은 악독하기 이를 데 없는 식물들의 세계를 그렸다.

남미의 칡은 자동차와 건물을 집어삼키고, 식충식물 네펜테스 트룬카타는 쥐를 삼킬 수 있다.

휘파람가시나무는 포악한 개미군단을 모아서 누군가 나무 가까이 오면 공격하게 한다.

코요티요는 중독된 줄도 모르다 며칠 후에 마비와 함께 중독자를 죽음으로 이끈다.

감자나 옥수수 같은 식용작물조차 독성을 갖추고 있기에 섭취법을 지켜야 한다.

감자는 솔라닌이라는 독을 만들어 심각한 소화 질환을 일으킨다. 심할 경우 혼수상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감자를 익혀 먹으면 대부분의 솔라닌은 소멸한다.

강낭콩도 푹 익혀 먹어야 한다. 강낭콩에 함유된 피토헤마글루타닌은 심한 구역질, 구토, 설사를 유발한다.

역사적으로 식물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경우도 많다.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어머니는 풀에 중독돼 사망했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조경가인 프레데릭 로 올므스테드는 관목 때문에 장님이 될 뻔했다.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대는 화초 구근을 먹고 병에 걸렸으며 소크라테스도 독당근 탓에 목숨을 잃었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각종 식물, 심지어 아름다워서 정원수나 실내 인테리어로 인기가 많은 아름다운 원예 품종들이 알고 보면 사람을 해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식물들을 조심스럽게 대해야 한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화단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오지를 걷다가 열매를 따 먹거나, 국에 식물 뿌리를 넣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떤 식물이든 함부로 입에 넣지 말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당부한다.

저자는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집 안 콘센트에 안전 커버를 씌우면서도 부엌의 화분 속 식물이나 현관문 옆 관목 따위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콘센트 때문에 다치는 사람은 연간 3천900명에 불과하지만, 식물에 중독되는 사람은 연간 6만8천847명에 달한다.

조영학 옮김. 252쪽. 1만5천500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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