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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듀서 250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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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듀서 250 [비스츠앤네이티브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음악프로듀서250 "'뽕'이라는 한글자, 하수도 같은 인간의 본질"
작업 4년만에 첫 음반…이박사 자택서 즉흥 녹음하고 '둘리 노래' 오승원 가창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뽕'이라는 글자 하나로 느껴지는 감성이 있죠. 1980년대 에로영화 시리즈물 생각도 나고 한국인의 무언가를 드러낼 수 있는 글자인 것 같아요."
작업 4년 만에 나왔다는 첫 음반인데, 앨범명 '뽕'부터 예사롭지 않다.
음반 수록곡 뮤직비디오에 난데없이 정사신이 등장하는가 하면, 마지막 트랙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는 '아기공룡 둘리' 주제가로 유명한 오승원이다.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 '문제작'은 발매 직후부터 영국 전자음악 전문지 'DJ 맥'과 평론지 '와이어' 등에서 주목하고 나섰다.
최근 첫 음반 '뽕'을 발매한 음악 프로듀서 250은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뽕'이라는 말에는 감정적인 배설의 의미도 있다"며 "인간 세상을 살펴보면 상수도 보다는 하수도가 그 본질에 가깝지 않나. 남들 보라고 멋있게 꾸미는 게 아니라 익숙한 무언가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뽕'은 완벽한 글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음악적인 측면에서 '뽕'은 삶의 전반에 깔린 슬픔을 세월이 흐름에 따라 없애주는 코드"라며 "인생에서 슬픔은 고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슬픔을 엔터테인먼트로 사용하는 게 소위 '뽕짝'의 내러티브"라고 덧붙였다.
앨범에는 2018년 먼저 선보인 첫 싱글 '이창'과 지난해 12월 내놓은 '뱅버스'(Bang Bus), 타이틀곡 '로얄 블루' 등 11곡이 담겼다.
특히 '뱅버스' 뮤직비디오는 배우 겸 화가 백현진이 전라로 파격적인 베드신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백현진이 정사 장면을 누군가에게 들킨 후 달아나는 내용이 전부인 이 뮤직비디오는 온몸을 내던진 달리기 연기가 돋보인다.
이 뮤직비디오는 보스턴 국제 영화제와 스웨덴 국제 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50은 "'뱅버스'는 음반에서 가장 전형적인 '고속버스 음악'"이라며 "뮤직비디오는 '사고'를 치다 걸려 절박하게 뛰는 내용을 담았다. 그야말로 '달리는 음악'이라는 취지"라고 짚었다.
음반을 여는 첫 곡인 '모든 것이 꿈이었네'는 이박사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김수일이 만든 곡이다. 김수일이 '뽕짝'의 대가 이박사의 자택에서 자신의 미발표곡을 즉흥적으로 부른 것을 그대로 따와 노래로 만들었다.
250은 "녹음본을 받고 돌아오면서 '모든 것이 꿈이었네'라는 가사가 계속 생각날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며 "어르신이 조용히 넋두리하는 자연스러운 그 느낌이 좋아서 정식으로 녹음하지 않고 이박사 자택에서 부른 그 음원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음반을 매듭짓는 마지막 곡 '휘날레'는 어딘지 모르게 친숙하면서도 구슬프게 들려 마치 1990년대 애니메이션 음악 같다고 하니 "정확하게 봤다"고 했다. 바로 '아기공룡 둘리'와 '빠삐코' 광고 속 목소리로 잘 알려진 가수 오승원이 가창했기 때문이다.
250은 "1990년대 TV 애니메이션의 클로징 곡을 만들자는 느낌으로 만들었다"며 "어린 시절 TV 스피커로부터 나오는 소리처럼 들리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기공룡 둘리'는 생각해 보면 엄마를 잃고 수만 년 동안 아기가 떠돈 슬픈 이야기"라며 "이 애잔하고 짠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음반은 전체적으로 '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통속적인 멜로디가 이어지지만, 경박하지 않고 세련됐다. 음악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는 방법으로 객원 가창자를 도입하는 대신 대부분의 노래를 가사 없이 사운드로만 채워 250의 이야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수록곡 '바라보고'에서는 가야금 소리가 튀어나와 앙칼진 신시사이저 소리와 주거니 받거니 조화를 이루고, 타이틀곡 '로얄 블루'는 어느 중후한 옛 살롱이 생각나는 블루스 사운드가 돋보인다.
250은 "'로얄'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니, 마치 1980년대 실크 셔츠처럼 멋있으면서도 촌스러운 묘한 느낌이 나지 않느냐"며 "1980년대 한국 영화 사운드트랙 같은 감성을 표현했다"고 짚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으니 여러 다른 뮤지션과 매한가지로 '공연'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할 기회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을 관객 눈앞에서 펼쳐 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내 노래를 틀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열심히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어떤 사람이냐고요? 저는 원하는 소리를 내고자 오승원 씨를 2년 동안 찾아다녔어요. 이처럼 저는 제가 좋아하는 소리를 모아 음악을 만드는 사람일 뿐이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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