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짓으로 표현하는 일상의 감정…국립현대무용단 '몸쓰다'

General / 최주성 / 2023-07-27 0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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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애순 안무가 작품…"스스로를 해방하려는 몸의 움직임"
▲ 몸의 제스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몸쓰다' 프레스콜을 선보이고 있다. 2023.7.26 mjkang@yna.co.kr

▲ '몸쓰다' 선보이는 국립현대무용단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몸쓰다' 프레스콜을 선보이고 있다. 2023.7.26 mjkang@yna.co.kr

▲ 춤으로 '몸쓰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몸쓰다' 프레스콜을 선보이고 있다. 2023.7.26 mjkang@yna.co.kr

▲ 국립현대무용단 '몸쓰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몸쓰다' 프레스콜을 선보이고 있다. 2023.7.26 mjkang@yna.co.kr

▲ 몸을 쓰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몸쓰다' 프레스콜을 선보이고 있다. 2023.7.26 mjkang@yna.co.kr

몸짓으로 표현하는 일상의 감정…국립현대무용단 '몸쓰다'

안애순 안무가 작품…"스스로를 해방하려는 몸의 움직임"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무대 뒤편에서 걸어 나온 한 무용수가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뱉기를 반복한다. 무용수는 숨을 내뱉으며 울음을 터뜨리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이내 다시 웃는 소리를 낸다.

그는 무대 중앙에 가까워질수록 감정의 격한 변화를 느끼며 몸동작과 소리로 웃음, 슬픔, 놀람, 두려움의 감정을 연달아 표현한다. 또 끝내 주체할 수 없다는 듯 발을 구르며 무언가 외치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오는 3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의 '몸쓰다'는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관찰할 수 있는 무대다.

'불쌍', '이미아직', '공일차원' 등을 선보인 안애순 안무가의 작품으로 지난해 초연했다.

안 안무가는 지난 26일 예술의전당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지난 시즌에는 신체로 세계를 창조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 시즌에는 스스로를 해방하려는 몸의 동작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몸쓰다'는 일상의 몸짓이 감정의 표출을 계기로 달라지는 과정을 제시한다. 작품 초반부 무대에 오른 10명의 무용수는 하나의 동작을 반복하지만, 어딘가 불완전한 모습을 보인다.

바닥에 누운 일부는 몸을 일으키다 쓰러지기를 반복하고, 춤을 추는 몇 사람은 자기 몸이 아닌 것처럼 관절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몸을 간신히 일으킨 이도 일어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마구 달려보지만, 곧 균형을 잃고 넘어진다.

바닥에 쓰러진 무용수들은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듯한 동작으로 인상을 남겼다. 몸의 통제권을 완전히 잃은 듯 버둥대거나 튀어 오르는 장면을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위태로운 몸짓을 선보이던 무용수들은 음악의 리듬과 가사에 몸을 조율하고, 음악이 일으키는 감정에 동화되기 시작한다.

힙합 비트가 깔리자 농구공을 드리블하고 슛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펜싱 선수처럼 어딘가를 푹 찌르는 동작을 취한다.

재즈가수 고(故) 박성연이 부른 피아니스트 임인건의 곡 '바람이 부네요'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한 사람은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가사에 맞춰 가슴을 부여잡았고, 옆에서는 음악의 느린 템포에 맞춰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작품 곳곳에 사용된 음악은 감정을 고조시키며 자연스럽게 후반부에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돕는다. 안 안무가는 "기호처럼 표현되던 몸동작이 감정과 함께 표현되는 과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음악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모두 쏟아낸 무용수들의 동작에는 한결 자신감이 넘쳤다. 일련의 과정을 거친 이들은 비로소 몸을 쓰는 법을 알아차린 듯했다.

초반과 동일한 동작을 취하면서도 전처럼 넘어지는 일은 없었다. 관절을 사용한 움직임에는 절도가 더해졌고 곡선을 표현하는 움직임은 더 부드러워졌다.

후반부 무대에 반투명한 벽이 설치되고 실루엣을 통해 춤을 선보이는 장면에서는 색이 들어간 조명을 활용한 점이 흥미로웠다. 한 사람의 동작이 만들어낸 여러 색의 그림자는 분리됐다 합쳐지기를 반복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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