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드라마 넘어 뮤지컬·문화유산 등 장르 확장…세계적 관심 쏠려
토니상 6관왕·뮷즈 열풍…대중문화교류위, 글로벌 진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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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케데헌 감독·트와이스와 'K팝 미래' 논의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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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데헌 '골든' 떼창하는 관광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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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게임 시즌3' 퍼레이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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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토니상 6관왕 휩쓴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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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마총 금관 모형'과 한미 정상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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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과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재판매 및 DB 금지] |
[2025결산] '케데헌'부터 신라금관까지…'글로벌 스탠더드' 된 K-컬처
K팝·드라마 넘어 뮤지컬·문화유산 등 장르 확장…세계적 관심 쏠려
토니상 6관왕·뮷즈 열풍…대중문화교류위, 글로벌 진출 지원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김경윤 이태수 김예나 기자 = 2025년은 K-컬처가 K팝과 드라마라는 '쌍두마차'를 넘어 공연, 문화유산 등으로 영역을 거침없이 확장한 해였다.
전 세계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 속 한국 문화에 열광했고, 미국 브로드웨이는 한국 창작 뮤지컬에 최고 권위를 부여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에서는 1천500년 전 신라 금관을 보기 위한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바야흐로 K-컬처가 장르와 국경, 시대를 초월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원년이다.
◇ 세계 홀린 '케데헌'…'그래미 정복'도 기대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최고 화제작은 단연 '케데헌'이었다. K팝 걸그룹이 악귀를 물리치고 세상을 구한다는 이 독특한 이야기는 누적 3억뷰를 돌파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흥미로운 점은 세계인들이 작품 속에 등장한 한양도성, 호랑이와 까치, 한의원 등 지극히 한국적인 요소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미국 극장가에서는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어롱' 상영이 연이어 매진됐고,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도 작품 속 캐릭터가 거리를 누볐다.
'케데헌' 인기는 영화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폭발적인 히트로 이어졌다. OST 타이틀곡 '골든'(Golden)은 K팝 장르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1위를 석권했다. 기세를 몰아 내년 2월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송 오브 더 이어' 등 5개 부문 후보에도 올랐다.
걸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APT.)도 해를 넘겨 장기간 흥행하며 그래미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군 복무를 마친 방탄소년단(BTS)도 내년 완전체 복귀를 선언하며 K팝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해졌다.
◇ 건재 증명한 '오징어 게임3'…K-콘텐츠 IP의 힘 재확인
드라마 분야에서는 이정재와 이병헌이 주연한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시즌3으로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으며 K-콘텐츠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시즌3은 누적 시청수 1억4천580만(공개 후 91일 기준)을 기록해 역대 넷플릭스 비영어권 쇼 3위에 올랐다. 이로써 해당 분야 역대 순위 1∼3위를 모두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휩쓰는 진기록을 세웠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한국 문화를 전파하는 역할도 했다. 공기놀이, 딱지치기, 줄넘기 등 골목에서 아이들이 하던 놀이를 주요 소재로 삼았고, 특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는 세계적으로 친숙해졌다.
이 시리즈의 성공에 힘입어 K-콘텐츠는 점차 현지화와 포맷 수출이라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 미국판 '오징어 게임: 아메리카'가 내년 촬영에 돌입하고, 예능 '피지컬: 100'은 아시아, 미국, 유럽판으로 세계관을 넓혔다. 아마존 MGM 스튜디오의 '버터플라이', 애플TV+의 '케이팝드'처럼 기획 단계부터 한국을 소재로 삼는 글로벌 콘텐츠도 줄을 이었다.
◇ 브로드웨이의 기적…'어쩌면 해피엔딩' 토니상 6관왕
공연계에서는 K-뮤지컬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6월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6관왕을 휩쓸었다.
한국에서 개발돼 초연한 소극장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의 쟁쟁한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거둔 성과여서 고무적이었다. 2020년 아카데미상(오스카)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과 2022년 에미상 6관왕을 차지한 '오징어 게임'에 이어 무대 작품에서도 K-콘텐츠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쾌거였다.
화려한 스펙터클 대신 로봇들의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성'과 '음악의 힘'으로 승부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증명했다. '위대한 개츠비'와 '마리 퀴리' 등 세계 무대를 두드려온 K-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부상하는 신호탄이 됐다.
◇ 트럼프도 반한 '황금의 나라'…신라 금관에 쏠린 눈
K-컬처 열풍은 대중문화를 넘어 전통 문화유산으로까지 번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 개관 이래 처음으로 관람객 600만명 시대를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속 지역 박물관 13곳을 포함한 올해 관람객 수는 약 1천380만명(12월 10일 기준)으로, 2025년 프로야구 연간 관중 수를 넘어섰다. '케데헌'의 인기에 힘입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박물관 굿즈 '뮷즈' 열풍이 더해진 결과였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막한 '신라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은 개막 첫날부터 관람객들의 '오픈런'이 이어지며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현존하는 신라금관 6점과 금 허리띠가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이번 전시는 '황금의 나라' 신라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게다가 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보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 받고 "아주 특별하다"며 감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라 문화유산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 뜨거워졌다.
◇ 콘텐츠 다양해진 K-컬처…대중문화교류위 출범
올해 성과는 K-컬처가 질적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규탁 조지메이슨대 한국캠퍼스 국제학과 교수는 "과거 한류가 대중문화 소비에 그쳤다면, 이제는 역사와 전통, 사회 등 한국의 모든 것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며 "전통과 현대가 결합한 한국 특유의 감성이 세계인에게 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원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0월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를 공동 위원장으로 한 '대중문화교류위원회'를 출범하고,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뮤지컬의 해외 진출, 방송 영상 콘텐츠의 IP 확보 등 체계적인 지원 정책을 통해 지속 가능한 한류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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