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로 추는 춤"…이모티콘·음악으로 확장된 이동성 탐구
평면·영상·조각 24점 출품…국제갤러리 부산서 6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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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사람들'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에 전시된 작품 '사람들'. 2026.4.26. laecorp@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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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움직이세요' [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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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가족'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에 전시된 작품 '가족'. 2026.4.26. laecorp@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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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표정 연습'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에 전시된 영상 작품 '표정 연습'. 2026.4.26. laecorp@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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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벽선반'과 '불빛'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에 전시된 작품 '벽 선반'과 조명 작품 '불빛'. 2026.4.26. laecorp@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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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발성연습_매우 강하게'와 '발성연습_매우 여리게'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홍승혜 개인전 '이동 중'에 전시된 작품 '발성연습_매우 강하게'(위)와 '발성연습_매우 여리게'(아래). 2026.4.26. laecorp@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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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가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24일 홍승혜 작가가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4.26. laecorp@yn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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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혜 작 '우주로 간 스누피' [국제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선과 원에 '움직임' 더해 펼친 무한한 표정…홍승혜 개인전
"마우스로 추는 춤"…이모티콘·음악으로 확장된 이동성 탐구
평면·영상·조각 24점 출품…국제갤러리 부산서 6월 14일까지
(부산=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선 몇 개, 원 몇 개. 재료는 이것이 전부다. 하지만 이 단순한 요소들은 움직이며 수백 가지 표정을 만들어낸다. 몇 안 되는 재료로 무한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활용해 선과 원 등 최소 단위의 재료로 약 30년간 '움직임'을 작업해 온 작가 홍승혜(67)는 "본디 그림은 신체가 움직이는 궤적"이라고 말한다.
홍승혜의 개인전 '이동 중'이 국제갤러리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가 꾸준히 탐구해온 '이동성' 개념을 기반으로 한 평면, 영상, 조각 등 24점을 선보인다.
전시 제목처럼 주제는 '움직임'이다. 평면 회화는 움직이는 듯한 착시를 만들고, 영상은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실제로 움직이며, 조각은 물리적으로 작동한다.
'가족'은 픽토그램 형태의 그림 5점으로 구성됐다. 남녀가 하늘에서 내려온다. 남자가 여자를 쫓아가고, 이어 소년 한 명이 생겼다. 이번엔 여자가 남자를 쫓아가더니 소녀 한 명이 생겼다. 고정된 이미지지만 잔상 표현을 통해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 서사가 드러난다.
'표정 연습'은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다. 커다란 화면에 몇 개의 도형과 선만으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영상 작업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통 수단인 '이모티콘'에서 착안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모티콘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며 "딱딱한 사람들도 이모티콘 하나 사용하면 그 사람의 감정이 아주 잘 표현된다"고 말했다.
'벽선반'은 선반 위에 조명 작품 '불빛'을 더한 작품이다. 선반은 고정돼 있지만, 이를 비추는 조명이 움직이며 색이 변해 마치 선반 자체가 변화하는 듯한 효과를 만든다.
이번 전시에서 '움직임'만큼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다.
'발성연습_매우 강하게'와 '발성연습_매우 여리게'는 도형의 크기와 선의 위치 변화를 통해 음의 높낮이와 강약을 시각화한다. 마치 악보를 그림으로 옮긴 듯한 작업이다.
영상 작품 역시 작가가 직접 만든 음악을 바탕으로, 리듬에 맞춰 이미지가 변화한다.
작가는 "색, 톤, 볼륨, 리듬 등 음악과 미술이 공유하는 용어들이 많다"며 "내 작품의 기본 주제는 움직임인데 이 움직임의 동력은 바로 음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작업은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일종의 춤이다. 마우스로 추는 춤"이라고 설명했다.
홍승혜는 서울대 회화과와 파리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97년 사각 픽셀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고, 컴퓨터의 '실행 취소(undo)' 기능을 통해 화면 안 도형의 변화 과정을 접하며 '움직임'을 작업의 핵심 주제로 삼았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미디어 아트와는 결이 다른, 보다 인간적인 감각이 드러난다.
작가는 "요즘 AI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생성되는 경우가 많고, 일정한 규칙성도 보인다"며 "내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도가 개입돼 있다. 작가의 '손맛' 같은 '기계의 맛'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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