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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케다 유키오(이성시 와세다대학 교수 제공)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 출신의 저명한 한국 고대사 연구자인 다케다 유키오(武田幸男) 도쿄대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7세.
다케다 교수의 제자인 이성시 와세다대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본 연구 모임인 신라사연구회 멤버가 다케다 교수의 딸로부터 부음을 들었다"며 "가족끼리 장례식을 치렀다고 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일본 야마가타(山形)현 출신으로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홋카이도대와 도쿄대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나고야시립대와 기후쇼토쿠가쿠인대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쳤다.
본래 고려시대 사회사를 공부했으나, 한국 고대사로 관심사를 바꿔 신라 정치체제와 고구려 광개토왕비 연구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고인은 국내에 광개토왕비 연구자로 잘 알려졌고, 박사학위도 광개토왕비에 관한 연구로 받았다.
일본에서 다케다 교수에게 배운 이용현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광개토왕비에 석회를 바르기 전후의 탁본을 판별해 체계적 연구의 발판을 마련하고, 비문 내용을 분석해 고구려 사회와 지명 등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라사와 관련해서도 6세기 비석 등을 토대로 골품제와 관등제에 관한 내실 있는 연구를 했다"며 "다케다 교수의 학설 중 상당수가 국내에서 통설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연구사는 고인이 모은 장서 약 2천600권을 국립경주박물관에 기증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고인은 '고구려사와 동아시아 - 광개토왕비 연구서설', '신라 중고기(中古期)의 사적(史的) 연구', '수당 제국과 고대 한국'을 비롯해 한국사 전반에 대한 책을 다수 남겼다.
이 교수는 "다케다 교수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일본 각지를 다니며 탁본 조사를 했다"며 '진정한 탁본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사학자'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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