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선교사 알렌이 남긴 문서 3천800여점 공개

Heritage / 임동근 / 2021-08-11 14: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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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뉴욕공립도서관 자료 수집·DB화
▲ 호러스 알렌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구한말 선교사 호러스 알렌(1858∼1932)이 조선에서 활동하면서 기록한 3천869여건의 문서를 DB로 구축해 연구자 및 일반인에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 자료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건양대학교 김현숙 교수 연구팀에 3년간 연구비를 지원해 정리한 것으로, 의료 선교사로 알려진 알렌의 활동이 의료분야를 넘어 문학, 경제, 외교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인 의료 선교사 알렌은 개항 초기인 1884년 9월부터 1905년 6월까지 조선에 체류했다. 그는 조선에서 의사, 선교사, 경제인, 외교관, 정부 고용인, 고종의 참모, 번역가, 작가 등 여러 직업을 거쳤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여했다. 이때 생성된 다수의 문서를 '알렌 문서'라고 부른다.

알렌은 주한 미국공사관의 전권공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고종의 최측근으로 정권핵심에 있으면서 주미한국공사관 설치, 춘생문 사건, 아관파천, 독립협회, 하와이 이민 등 한국 근대사의 핵심적인 사건에 관여하고 영향력을 행사했다.

▲ 백두산 천지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에 공개하는 문서는 알렌이 1924년 뉴욕공립도서관에 기증한 자료를 전량 수집해 연구자 및 일반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DB화한 것이다.

주한미국공사관 서류, 각종 공문서와 지도, 사진, 신문 기사 등을 비롯해 알렌의 일기와 서신, 메모, 원고 등 개인 문서도 포함돼 있다.

백두산 천지와 동암금광 사진, 평안도 운상광산 채굴권 수정 계약서, 루스벨트가 고종에게 알렌의 귀국을 지시한 사실을 알리는 서신, 저서 '한국에 대한 기록(Notes on Korea)' 등을 볼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측은 "그가 남긴 방대하고 세세한 자료는 한국 근대사의 사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동시대 서양인이 남긴 자료 중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또한 주제의 다양성 측면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우수한 컬렉션이다"라고 평가했다.


▲ 평안도 운상광산 채굴권 수정 계약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서양인들이 남긴 한국 관계 문헌들은 한국학 연구에 있어 외국인의 시선으로, 다양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해 왔다"며 "알렌 문서는 역사학, 정치외교학, 의학, 민속학, 문학, 신학, 미술사, 음악사 등 제반 분야에서 근대 전환기 한국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자료의 의미를 강조했다.

해당 자료는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 누리집(waks.aks.ac.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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