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PO돔서 40주년 콘서트 개최…대표곡 아우르며 9천 관객과 호흡
"첫 공연 관객 3명서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편하게 떠나보내 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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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임재범 전국투어 '나는 임재범이다' 공연사진 [촬영 최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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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임재범이다' 공연하는 가수 임재범 [촬영 최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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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인' 부르는 가수 임재범 [촬영 최주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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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재범 콘서트 '나는 임재범이다' [촬영 최주성] |
'은퇴 선언' 임재범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저는 임재범"
KSPO돔서 40주년 콘서트 개최…대표곡 아우르며 9천 관객과 호흡
"첫 공연 관객 3명서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편하게 떠나보내 주셨으면"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저는 이전에도 임재범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임재범이고, 앞으로 기억 속에 남을 저 또한 임재범입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가수 임재범이 전국투어 무대에서 팬들을 향해 담담한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임재범은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데뷔 40주년 전국투어 '나는 임재범이다'에서 "알고 계시겠지만 이번 투어를 끝으로 저는 무대에서 물러난다"며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많이 고민하고 결정한 것이라 편안히 떠나보내 주셨으면 한다. 우리 마음속에 여러 추억을 쌓았으니 편히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1986년 밴드 시나위 1집 활동으로 데뷔한 임재범은 호소력 있는 음색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바탕으로 '비상', '너를 위해', '이밤이 지나면'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임재범은 지난해 9월 신곡 '인사'를 발표하고 11월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몇 달 뒤인 지난 4일 이번 전국 투어를 끝으로 가요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공연은 임재범이 은퇴 의사를 밝힌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콘서트였다. 공연장에는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임재범의 무대를 지켜보기 위해 소속사 블루씨드엔터테인먼트 추산 9천명의 관객이 입장했다.
임재범은 첫 곡 '내가 견뎌온 날들'을 차분한 목소리로 부르며 공연의 막을 열었다. 다음 무대 '이 또한 지나가리라'에서는 '항상 네가 있었어'라는 가사를 '항상 여러분이 있었어'로 바꿔 부른 뒤 객석을 향해 손을 뻗으며 호응을 유도했다.
임재범은 "은퇴에 얽힌 자초지종을 말하면 저도 가슴이 아프고, 저를 사랑한 여러분의 마음도 아플 것"이라며 "오늘은 제가 가수로 생활하며 맞이한 40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시면 좋겠다. 섭섭한 마음은 접어두고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낙인'과 '위로'에서는 힘 있고 짙은 목소리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고음 구간에서는 두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뒤로 젖히는 특유의 습관을 보여줬다.
다만 이날 임재범은 고음 구간에서 여러 차례 불안한 음정 처리로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대표곡 '너를 위해' 무대에서는 2절 후렴구 일부를 소화하지 않고 마이크를 객석에 건네는 모습이었다.
임재범은 "은퇴가 가까워서인지 목 컨디션이 오늘도 (좋지 않다)"며 "(무대를 위해) 있는 약, 없는 약을 때려 넣었다. 끝까지 사력을 다해서 하겠다"고 설명했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임재범은 '비상', '사랑' 등의 무대에서 깊게 내리누르는 저음으로 애절한 감정을 전달하며 인상을 남겼다.
그의 감정 표현이 돋보인 무대는 '고해'였다. 객석에 등을 돌리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무대를 시작한 임재범은 첫 소절부터 거친 목소리로 음을 길게 늘여 부르며 감정을 끌어올렸다. 이어 후렴에서는 울부짖는 목소리로 간절한 감정을 폭발시켰다.
임재범은 이날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관해 설명하는 대신 무대가 끝날 때마다 깊이 고개를 숙이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은 노래로 꼽은 '인사'를 들려주며 공연을 마쳤다.
"첫 공연 당시 술에 취한 미군 3명 앞에서 노래하며 가수 생활을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올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전부 여러분 덕분입니다. 긴 시간 제 노래와 함께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날 바람이 부는 날씨에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임재범의 은퇴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과 함께 천안에서 올라온 권기철(60) 씨는 "학생 시절 시나위 음악을 들었고, 특히 '비상'을 좋아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영혼을 쓸어 담는 느낌이었다"며 "은퇴 소식을 듣고 나이를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싶으면서도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큰 공연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갔으면 한다. 그간 마음고생도 심하고 영혼도 외로웠을 텐데 이제 마음의 안정을 찾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재범은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이틀째 서울 공연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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