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과연 완전할까…미술작품 13점이 던지는 질문

Contribution / 박상현 / 2022-04-08 17: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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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8월 7일까지 기획전 '나너의 기억'
▲ 양정욱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아크람 자타리 '스크립트'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억은 과연 완전할까…미술작품 13점이 던지는 질문

국립현대미술관, 8월 7일까지 기획전 '나너의 기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기억이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동일한 일을 경험해도 기억은 사람마다 다르기 마련이다.

양정욱 설치작품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는 나와 너 사이의 수많은 기억이 중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전구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나무와 플라스틱병 등으로 조립한 원통형 구조물을 지나 벽에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무렵 초소 경비원이 조는 모습을 보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경비원의 기억, 그를 보는 작가의 기억, 이 풍경을 마주했을 또 다른 사람의 기억을 표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서울관에서 개막한 기획전 '나너의 기억'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억을 해석한 미술작품 13점을 선보인다.

8월 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는 개개인이 지닌 신체적 특징과 경험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 우리가 정보를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방식, 현재가 훗날 어떻게 기억될지 등을 생각하게 한다.

레바논 출신 작가 아크람 자타리는 7분 남짓한 영상 '스크립트'에서 서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슬람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과연 진실일지 묻는다.

이슬람 가정을 촬영한 작품에는 하루 5번씩 기도하는 아버지와 기도 모습을 놀이로 여겨 방해하는 두 아들이 등장한다. 평범하고 평화로운 부자를 보면 이슬람이 과연 폭력적인 종교인지 곰곰이 자문하게 된다.

'Q&A'는 기억의 불완전성을 더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임윤경은 가정부와 고용주 모녀 등의 문답 영상을 통해 언어, 관계, 가치관 등에 따라 기억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외에도 앤디 워홀, 허만 콜겐, 루이즈 부르주아, 세실리아 비쿠냐, 시프리앙 가이야르, 안리 살라, 송주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뮌, 박혜수, 홍순명 신작도 공개됐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정보가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전시를 통해 무엇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지, 무엇을 기억하고 남겨야 하는지 고민해 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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