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숙종 시대 문명의 도전과 지식의 전환

Heritage / 박상현 / 2022-03-25 16: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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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학계의 중국사 인식과 한국사 서술 연구·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




[신간] 숙종 시대 문명의 도전과 지식의 전환

구미학계의 중국사 인식과 한국사 서술 연구·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숙종 시대 문명의 도전과 지식의 전환 = 김선희 지음.

조선 제19대 임금인 숙종(재위 1674∼1720) 치세에 일어난 사상의 분화를 김선희 이화여대 철학과 교수가 분석했다.

저자가 본래 구상한 책 제목인 '황단과 자명종'을 보면 주제를 알 수 있다. 황단(皇壇)은 숙종이 창덕궁 후원에 명나라 황제를 배향하기 위해 세운 대보단의 별칭이고, 자명종은 서구에서 들어온 학문인 서학(西學)을 상징하는 물품이다.

저자는 숙종이 대보단을 통해 조선이 중화문명의 유일한 계승자라는 이념을 확산하고자 했다면서 "숙종은 청과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도 조선 내부에서 왕권의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했다"고 짚는다.

하지만 숙종 재위기에는 청에 유입된 서양 문물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숙종도 자명종 제작에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글을 여러 편 남겼다고 한다.

저자는 숙종 시기를 거듭된 환국(換局·급작스러운 정권 교체)에서 비롯된 정치 갈등의 시대로만 이해하지 말고, 복수의 문명이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기 시작한 변곡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0쪽. 1만4천원.

▲ 구미학계의 중국사 인식과 한국사 서술 연구 = 박장배 외 지음.

서구 역사학계에서 공신력 있는 저작으로 평가되는 '케임브리지 중국사'의 주요 내용과 한국사 관련 서술을 다룬 학술서. 동북아역사재단이 2020년 12월 개최한 학술회의 성과를 단행본으로 엮었다.

정병준 동국대 교수는 '케임브리지 중국사'가 고구려와 발해를 한국학계와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고구려 등이 중국으로부터 책봉을 받기는 했으나, 실질적인 조처가 아닌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행위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계승범 서강대 교수는 명나라 시기 한중 관계에 관한 내용을 살펴 "명은 조선이 '속국'이 되기를 기대한 데 비해 조선은 '자주'를 추구했다고 기술한 것은 한중 관계의 속성을 잘 응축한 설명"이라고 평가한다.

박장배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구미학계가 한국사 관련 부분을 서술할 때 한국사 연구 성과가 많이 인용되도록 하려면 국내학계가 학술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북아역사재단. 580쪽. 2만5천원.

▲ 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 = 김영 지음.

원로 한문학자가 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를 공부하며 강의한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노자 사상 특성으로 생명 존중과 반전 평화, 도와 덕의 추구, 작은 나라 적은 백성, 반어와 역설 사용을 꼽는다.

그는 노자가 사랑, 검소함, 겸손함의 미덕을 중시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특히 검소함은 자본주의가 초래한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가치라고 강조한다.

노자에 나오는 문구 중 '사람은 땅을, 땅은 하늘을, 하늘은 도를 의지하고 본받는다'를 소개한 저자는 "천하 만물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청아출판사. 236쪽. 1만4천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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