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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2021 2채널 HD 영상 설치, 컬러, 사운드, 14분 35초. 작가 소장. 사진: 이진철. [MMCA 제공. 재배포 db 금지] |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자유의 마을'을 조망하는 스크린
'MMCA 현대차 시리즈'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양면 스크린에서 두 개의 영상이 동시에 상영된다. 영상 속에는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이 다른 두 인물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고립된 두 남자가 등장한다.
영화배우 박정민이 연기한 영상의 배경은 비무장지대(DMZ)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대성동 '자유의 마을'이다. 같은 시간 반대편 영상에선 미래의 한 공간을 배경으로 보이 그룹 '갓세븐'의 진영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고뇌한다. 두 남자의 단절된 삶은 점점 시공을 초월해 서로 연결된다.
2일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언론에 공개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1: 문경원&전준호 -미지에서 온 소식: 자유의 마을'의 메인 전시물이다.
14분 35초짜리 2채널 HD 영상물과 설치 미술을 융합한 작품으로, 거대한 스케일이 일단 눈길을 끄는 데다 영상의 전개 양상에 조명과 음향이 반응하는 다차원 예술을 보여준다. 두 작가는 이 밖에도 설치, 아카이브, 대형 회화 등을 통해 '자유의 마을'에서 얻은 이미지를 다양하게 형상화했다.
문경원과 전준호는 '자유의 마을'을 기형적인 단절의 세계로 조망하면서 이를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의 소통 단절에 연결하는 담론의 확장을 시도한다.
전준호는 이날 간담회에서 "현대사의 아픔을 단순한 소재로 만드는 인상을 주지 않고 싶었다"면서 "고립은 성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했다. 문경원은 "남북문제나 소재주의로 끝나지 않고 더 넓은 걸 보는 창이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대성동이 배경이지만 사실 세트에서 촬영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들은 여러 번 현지에 가려고 시도했지만, 여러 사정상 좌절돼 꼭 한 번 자유의 마을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2009년부터 함께 활동해온 문경원과 전준호는 지난 2012년 제13회 독일 카셀 도쿠멘타에서 첫선을 보인 장기프로젝트 '미지에서 온 소식(NEWS FROM NOWHERE)'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10여 년간 영상, 설치, 아카이브, 연구 및 워크숍, 출판물 등 다양한 작업으로 이어졌다.
전시는 3일 이곳에서 막을 열어 내년 2월20일까지 계속된다. 내년 4월 29일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순회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국내 대표 중진 작가들의 개인전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연례 프로그램이다. 이불, 안규철, 김수자, 임흥순, 최정화, 박찬경, 양혜규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신작을 선보였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9년 만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이는 문경원&전준호의 대규모 전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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