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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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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파워 오브 도그'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한 치 앞 예측도 어려운 심리스릴러…영화 '파워 오브 도그'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파워 오브 도그'는 카우보이가 등장하는 다른 영화들과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총싸움은커녕 몸싸움 장면도 없다. 주인공들의 속마음은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그것도 간신히 짐작이나마 할 수 있다.
제인 캠피온 감독은 총이 아닌 '심리 싸움'으로 12년 만의 신작을 끌고 간다. 인물들의 대사뿐만 아니라 눈빛이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계산해 넣음으로써 바늘 하나도 더 들어갈 틈 없는 심리 스릴러를 직조해냈다.
주인공 필(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조지(제시 플레먼스)는 미국 몬태나에서 큰 목장을 함께 운영하는 친형제다. 둘은 한배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완전히 다르다. 필은 때가 잔뜩 낀 멜빵바지를 입고 말을 타는 마초, 조지는 멀끔한 정장 차림에 자동차를 운전하는 섬세한 남자다.
필은 동생을 '조지 보이'라 부르며 어린애 취급을 하지만, 부모님에게서 독립한 뒤에도 한방을 쓰며 그럭저럭 잘 지낸다. 그러나 조지가 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과부인 로즈(키어스틴 던스트)와 결혼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필의 공격 대상이 된 건 공교롭게도 조지가 아니라 로즈다. 로즈를 마치 연적처럼 대하는 필은 교묘하게 그를 망신 주고 끊임없이 감시한다. 로즈는 술 없이 살 수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황폐해진다.
무엇보다 필이 참을 수 없는 건 로즈의 아들 피터(코디 스미트 맥피)다. 꽃을 사랑하는 말라깽이 피터는 필이 가장 혐오하는 '계집애 같은 짓'만 골라서 한다. 방학 동안 필의 집에 머무르게 된 피터는 엄마와 자신이 살 방법이 무엇인지 궁리한다.
영화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장면은 필과 피터가 함께 있을 때다. 단순한 증오 관계에 머무를 줄 알았던 두 사람은 극이 전개되면서 스승과 제자가 되고 나아가 연인 같은 분위기까지 낸다.
두 사람의 관계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피터의 계획된 행동 덕분인 것처럼 보인다. 필이 우상으로 여기는 전설적 기수 브롱코 헨리에게 존경을 넘어선 성애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알아챈 뒤 그의 호모섹슈얼리티를 툭툭 건드린다. 담배 한 개비를 한 번씩 나눠 피우며 성적 긴장을 유발하고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필을 따라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추측으로만 파악이 가능하다. 영화는 관객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기를 거부하고 끝까지 애매모호한 기류를 유지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러닝타임 2시간을 집중하게 하는 동력이다.
컴버배치가 선보인 필 역할은 데뷔 후 최고 연기로 꼽힐 만하다. 완벽한 남부 사투리와 승마 실력을 뽐내고 황소를 맨손으로 거세하는 장면을 직접 연기해 마초 카우보이 캐릭터를 완성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최 알 수 없는 표정은 극의 미스터리함을 더한다.
12월 1일 개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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