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레고랜드 11년 만에 준공…장밋빛 기대 속 과제 '첩첩산중'

Travel / 이상학 / 2022-03-24 16: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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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 5천900억원·연간 200만명 기대…파급효과 관심
대부분 비정규직·교통대란·불공정계약 논란 불씨 여전
▲ 개장 앞둔 지난 23일 춘천 레고랜드 전경 [촬영 이상학]

▲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연합뉴스 자료사진]

▲ 놀이시설 만들어진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 레고랜드 유일한 진입로인 춘천대교 [촬영 이상학]

춘천 레고랜드 11년 만에 준공…장밋빛 기대 속 과제 '첩첩산중'

경제효과 5천900억원·연간 200만명 기대…파급효과 관심

대부분 비정규직·교통대란·불공정계약 논란 불씨 여전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도 춘천에 들어서는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이하 레고랜드)가 5월 5일 어린이날 개장을 앞두고 준공한다.

춘천시 도심 의암호 한가운데 섬인 하중도(중도)에 사업을 추진한 지 무려 11년 만에 오는 26일 준공식을 한다.

우여곡절 끝에 준공하는 만큼 지역사회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일자리 창출과 테마파크 외에 부족한 민간투자, 불공정계약 논란, 부족한 교통 대책 등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첫 삽 11년 만에 마무리

강원도와 레고랜드 측은 26일 레고랜드 테마파크 준공식 이후 한 달여 간 시험 운영을 거쳐 5월 5일 어린이날 정식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레고랜드 사업은 2011년 강원도가 춘천에 유치를 확정한 이후 선사시대 매장 문화재 발굴 문제와 미확보 등으로 허송세월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때 회생 불가능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사업 무산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멀린사와 총괄개발협약(MDA) 체결 등으로 고비를 넘겼다.

무상 토지 임대 등 불공정 계약으로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수에 조성하는 입지 매력도 등 기대감이 논란을 잠재웠다.

하중도 전체 면적 91만6천900여㎡ 가운데 레고랜드 터는 축구장(국제규격 7천140㎡) 39개 규모인 28만여㎡다.

레고랜드는 1968년 덴마크 빌룬드를 시작으로 춘천은 세계 10번째다.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레고 브릭(Brick·블록 장난감)으로 지어진 40여 개의 놀이기구 어트랙션과 7개의 테마 구역으로 조성했다.

영국 멀린사와 강원중도개발공사가 테마파크 1단계 사업(3천억여 원)은 마무리하는 데 이어 2단계 사업은 앞으로 2천200여억 원을 투입해 시설 확충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머지 부지에는 선사시대 유적지를 살린 공원, 상가, 호텔, 콘도 등의 지원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강원도와 춘천시는 레고랜드 개장으로 연간 약 200만 명이 찾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으로 분석한다.

추산하는 경제효과는 고용 8천900여 명, 생산 유발효과 연간 5천900억 원, 지방세수 연간 44억 원 등이다.

레고랜드는 개장을 앞두고 1천여 명이 넘는 인력 채용과 지역 생산 농산물 공급체계 업무협약 등으로 상생 협력사업을 추진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도민 대상 테마파크 입장권 할인이나 지역주민 지원사업 발굴, 외주사업 발주 시 지역업체 활용 등 레고랜드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인근 케이블카 등 관광명소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 비정규직 다수·예고된 교통대란·불공정계약 불씨…과제 '첩첩산중'

연간 200만 명이 찾을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 속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코로나19 영향에 달라진 관광패턴이 레고랜드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지 시험대에 오른데다 테마파크 외에 상가 및 판매시설, 컨벤션센터 등 민간 투자는 아직 진행 중이다.

주변 부지 개발이 지지부진한 채 레고랜드만 우선 개장하는 현 상황이 이어지면기대한 일자리 창출도 미지수다.

민주노총 강원본부는 지난해 말 성명에서 "2022년까지 채용 예정 인원 1천600명 중 90%에 가까운 1천400여 명이 비정규직이고, 정규직은 200여 명에 불과하다"며 "과연 누구를 위한 일자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뿐 아니라 4천억 원 넘는 혈세가 들어간 테마파크에서 이윤을 얻지 못하면 불공정계약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최근 정책 리포트를 통해 "시설 운영으로 강원도가 얻는 임대 수익률은 3%밖에 되지 않으며, 매출이 400억 원 아래면 돈 한 푼의 수익도 챙길 수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특히 개장을 당장 코앞에 두고 교통혼잡 문제는 최대 과제다.

레고랜드 진입로는 편도 2차로인 춘천대교가 유일해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 교통 혼잡이 불 보듯 뻔하다.

레고랜드 방문객 수는 평일 3천800명, 주말 2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때문에 춘천시가 급한 대로 외곽 도로를 이용한 교통량 분산 유도와 춘천대교 주변 좌회전 대기 차로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마땅치 않다.

교통 대책의 하나인 의암호 건너편 서면을 연결하는 '서면대교'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2025년 이후에나 완공할 수 있다.

교통뿐 아니라 부족한 주차장은 더 심각하다.

레고랜드 주변에 4천여 대 규모 주차장을 만들고 있지만, 주말 6천600대 예측에 2천여 대는 해결책을 찾기 힘들어 유람선을 이용한 뱃길 운행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협의 중이다.

미흡한 교통 대책에 춘천시가 레고랜드 측과 협의해 사전예약제를 통한 입장객 제한 등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기대치는 반감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레고랜드는 임시로 문을 여는 기간 점차 8천 명까지 관광객을 입장시켜 이에 따른 교통 분산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기대보다 적을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레고랜드는 시작부터 개장까지 불도저식 행정으로 이어졌다"며 "10여 년 동안 교통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데다 시설 운영으로 얻는 임대 수익률도 3%에 불과하고, 매출이 400억 원 아래면 수익을 챙길 수 없는 구조라는 평가에 대해 앞으로 의혹과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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