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감각 탐구하는 두 기획전…세화미술관서 개막

K-TRAVEL / 박의래 / 2026-03-25 15: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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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포드·책가도·산수화로 풀어낸 기억…'기억의 실루엣'
관람객 참여로 완성되는 감각 실험…'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 전시전경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성협 작 '어떤 이어짐'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임수식 작 '책가도433M'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김보민 작 '개화'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예솔 작 '동그라미를 잘 굴리는 방법(1)'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25일 세화미술관에서 선우지은 세화미술관 큐레이터가 김예솔 작가의 작품 '동그라미를 잘 굴리는 방법(1)'에 관해 설명하면서 작품을 시현하고 있다. 2026.3.25. laecorp@yna.co.kr

▲ 정만영 작 '순환하는 소리'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부지현 작 '빛의 축'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전시 전경 [세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억·감각 탐구하는 두 기획전…세화미술관서 개막

테트라포드·책가도·산수화로 풀어낸 기억…'기억의 실루엣'

관람객 참여로 완성되는 감각 실험…'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기억'과 '감각'을 주제로 한 두 기획전이 서울 새문안로 세화미술관에서 26일 개막한다.

'기억의 실루엣: 형태, 이미지, 관점'은 서성협(42), 임수식(52), 김보민(46) 작가가 참여한 전시다.

이들은 각각 목재 구조물 스피커와 책가도 형식의 사진, 전통 산수화를 변주한 회화 작품을 통해 디지털 환경에서 빠르게 생성·소비되는 기억을 인간의 감각과 경험의 차원에서 재조명한다.

서성협의 2023년 작 '어떤 이어짐'은 파도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방파제에 설치되는 테트라포드 구조를 모티프로 삼아 목재 구조물을 만들고 이 안에 스피커를 설치했다.

외국인 아내와 결혼한 그는 아내가 한국에서 겪는 문화·언어적 장벽을 지켜보며 인간관계의 '경계'를 고민했다. 이를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놓이는 테트라포드 형상으로 풀어냈다.

임수식의 책가도 연작은 조선시대 후반 유행하던 책장 그림 책가도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책장 사진을 한지에 인화하고 이를 바느질로 다시 한지에 붙여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그는 친구의 책장을 보고는 친구의 성격이나 관심사 등을 알게 됐고, 책장을 개인의 기억과 경험이 축적된 '기억 구조물'로 재구성했다.

관람객은 작품 속 이미지들을 읽듯이 따라가며 책장 주인이 어떤 인물일지 추적해 볼 수 있다.

김보민은 전통 산수화 기법으로 도시의 역사와 개인의 기억이 공존하는 풍경을 그린다.

'개화'는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개화산을 배경으로 아파트와 구축 가옥들이 펼쳐져 있다. 산 너머로는 방화대교가 보이고, 그 위로는 김포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이 다닌다.

김보민은 도시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은 뒤 해당 지역의 고지도를 찾아 해당 지역의 과거 모습을 연구한다. 이후 산수화 기법으로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함께 하는 풍경화를 그린다. 이를 통해 도시 풍경을 시간과 기억이 겹쳐 형성되는 '풍경의 실루엣'으로 바라보게 한다.

또 다른 전시 '투명한 손, 움직이는 색'에는 김예솔(34), 박혜인(36), 부지현(47), 이원우(45), 이진형(44), 정만영(55)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 제목의 '투명한 손'은 전시를 보는 관람객을 의미한다. 관람객이 작품에 직접 개입하며 작업을 함께 완성하는 구조다.

김예솔의 '동그라미를 잘 굴리는 방법(1)'은 닥종이로 만든 구를 크레용이 설치된 도구에 올린 뒤 이를 돌려가며 크레용이 묻도록 했다. 관람객은 이를 굴려 가며 다양한 색의 크레용이 묻게 하고, 이는 전시장에 전시된다.

사운드 설치 작가 정만영의 '순환하는 소리'는 수도꼭지로 만든 작품이다. 관람객이 수도꼭지를 틀면 정만영이 국내외 여러 지역에서 채집한 소리가 수도꼭지와 연결된 호스를 통해 흘러나온다. 과거의 소리가 현재의 관객과 만나고, 여러 공간에서 울리며 순환한다.

부지현의 '빛의 축'은 물고기를 잡는 집어등(集魚燈)을 활용한 작품이다. 집어등으로 샹들리에를 만들어 사방이 거울로 된 공간에 설치했다. 관객은 이 공간 안에 들어가 무한히 펼쳐진 빛을 체험하게 된다.

이 밖에도 액체와 고체를 넘나드는 유리의 특징을 이용한 박혜인의 작품과 솜사탕 기계와 청동 조각으로 구성된 이원우의 작품,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해 확대와 생략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시키는 이진형의 회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마동은 세화미술관 부관장은 "관람 방식과 인식 구조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시들"이라고 설명했다.

두 전시 모두 6월 28일까지 열린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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