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현판·난중일기…국보·보물 문화재 되살린 '처방'은

Heritage / 김예나 / 2022-12-06 1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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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성과 자료집' 발간
▲ 고문서에 붙은 테이프를 제거하는 작업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숭례문 현판 보존처리 작업 모습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벽화의 균열 부분을 접착하는 작업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자료집 이미지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숭례문 현판·난중일기…국보·보물 문화재 되살린 '처방'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성과 자료집' 발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 2008년 2월 10일 국보 숭례문. 화재를 진압하던 중 가로 189㎝, 세로 282㎝ 크기의 육중한 나무 현판이 땅에 떨어졌다.

100㎏ 이상 되는 하중을 견디지 못해 떨어진 현판은 부분적으로 균열이 발생했고 파손됐다.

수습된 본체와 철 고리 등을 합치면 총 21점.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원들은 정교한 도구와 붓 등을 이용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조심스레 파손 부위를 보강했다. 조사에, 조사를 걸친 정밀한 작업이었다.

#2. 2012년 국가지정문화재를 조사한 결과, 국보 '난중일기'의 일부 본문이 습기로 인해 얼룩이 생기거나 색이 변했고 모서리가 마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존처리 의뢰를 받은 연구원들은 책을 낱장으로 분리해 각 장의 종이 크기, 두께, 무게 등을 꼼꼼히 조사했다.

먹과 안료 부분까지 확인한 뒤 조심스레 세척하고 오염된 부분을 드러냈다. 표지가 꺾여 있는 부분에는 방지 띠를 더했고 최대한 원래 유물에 맞춰 색도 맞췄다. 작업이 모두 끝난 건 2014년 10월이었다.

이처럼 훼손되거나 손상된 문화재를 되살리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 책으로 나왔다.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센터가 수행한 중요 문화재의 보존처리 과정을 정리한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성과자료집'을 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일종의 '문화재 종합병원'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훼손된 문화재의 상태를 확인하고 재료, 제작 기법, 손상 상태 등에 맞는 처방을 내려 보존 처리한다.

자료집은 작년과 올해에 걸쳐 총 두 권의 책으로 발간됐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성과를 다룬 Ⅰ권에는 2008년 화재로 손상된 숭례문 현판, 보물 '익산 미륵사지 서탑 사리장엄구', 보물 '고창 봉덕리 1호분 출토 금동신발' 등 총 26건의 보존처리 작업을 정리했다.

책에는 각 문화재가 왜 센터로 들어왔는지, 어떤 작업 과정을 거쳤는지 등을 사진과 설명으로 담았다.

2011년 사적 '공주 공산성'에서 출토된 옻칠 갑옷을 현장에서 급히 수습하는 과정, 이를 살펴본 적외선 조사 결과 등 과학적인 분석 내용도 함께 실렸다.

이후 5년(2014∼2018년)간의 작업을 담은 Ⅱ권에는 국보인 충무공 이순신의 '난중일기', 국가민속문화재 '사명대사의 금란가사와 장삼' 등 25건의 문화재에 내린 '맞춤형' 처방이 담겼다.

연구원 관계자는 "문화재 보존과학뿐 아니라 고고 분야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에서 학술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집은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https://portal.nrich.go.kr)에서 볼 수 있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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