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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식 소시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소시지 외엔 먹을거리 없다?…독일 음식 특징은 다양성"
음식 연구자가 쓴 신간 '독일의 음식문화사'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독일 음식을 생각하면 소시지와 맥주의 조합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김치와 비빔밥이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졌듯, 소시지와 맥주는 독일 음식문화를 상징하는 요리와 음료다.
소시지 외에 유명한 독일 음식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돼지 족발 요리인 슈바인학센, 양배추를 발효시킨 자우어크라우트, 하트 모양 빵인 브레첼, 크리스마스 무렵에 먹는 케이크인 슈톨렌 등이 손꼽히는 음식이다. 하지만 독일 음식은 이웃 나라 프랑스와 비교하면 단순하고 풍부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이 꽤 많다.
독일 음식 연구자 우어줄라 하인첼만은 신간 '독일의 음식문화사'에서 이 같은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박한다. 오히려 독일 음식 특징은 다양성과 복잡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독일의 8천200만 명 모두가 옥토버페스트에만 목을 매고 있지는 않다"며 "독일에는 범국가적이고 지배적인 고급 요리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며, 검은콩에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브라질의 페이조아다 같은 국민 요리조차 없다"고 주장한다.
독일 음식이 다양하다는 견해의 근거는 역사와 지리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독일이 오랫동안 아주 작은 정치적 단위로 분열돼 있었고, 바다와 산맥 사이에 자리한 나라라는 점에 주목한다. 또 주변 국가들로부터 영향을 끊임없이 받았으며, 산업화 이후 음식문화가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도 부각한다.
그는 독일 음식이 큰 변화를 겪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음식문화사를 통시적으로 고찰한다.
독일은 로마제국의 문화가 유입되면서 농경과 목축이 발달했으나, 중세에는 검약을 권장한 기독교로 인해 소박한 식사가 보급됐다. 이어 14세기에 대기근을 거친 뒤 인구가 줄면서 음식 수준이 향상됐고, 인쇄술 발명 이후에는 요리책이 유행했다.
저자는 독일에서 현재도 중요한 음식인 감자, 설탕, 커피가 17∼18세기에 널리 확산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커피와 설탕은 독일인이 열광적으로 받아들인 데 반해 감자는 수용 과정에서 거부감이 컸다고 말한다.
그는 "독일인들은 감자를 사람이 먹기에 적합한 음식으로 여기지 않았으며, 주로 동물들의 먹이로 사용했다"며 "감자가 대중적 음식으로 퍼져나가게 된 데에는 전쟁 혹은 기근에 따른 곡물 가격의 급등이나 빵의 품귀 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한다.
책은 독일 유명 인사들의 식생활도 다뤘는데, 희곡 '파우스트'를 쓴 괴테는 음식과 와인에 돈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괴테는 흰색 아스파라거스를 매우 좋아했고, 희귀 식품을 공급받기도 했다. 그의 친구는 네덜란드산 청어, 뱀장어, 연어, 굴과 훈제 소혀, 파인애플, 생강, 레몬 등을 보내줬다.
독일 음식에 얽힌 흥미로운 역사를 세밀하게 소개한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독일인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라는 질문의 답으로 2007년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독일 성인이 좋아하는 음식은 볼로네제 스파게티,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슈니첼, 피자, 룰라드 순이었다. 슈니첼은 송아지 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요리이고, 룰라드는 얇게 저민 고기를 둥글게 만 음식이다.
저자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독일 음식에는 지역과 세계, 소박함과 우아함, 전통과 현대가 뒤섞여 있다"며 "어느 날은 유기농 야채로 샐러드를 먹고 다음 날에는 싸구려 프렌치프라이와 지방이 잔뜩 낀 고기를 즐기듯, 앞으로도 독일 음식에서 한 가지 요소가 다른 요소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니케북스. 김후 옮김. 660쪽. 3만2천 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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