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철학자' 에릭 와이너 "행복은 잡으려 할수록 달아나"

General / 김계연 / 2022-03-24 13:21:58
  • facebook
  • twitter
  • kakao
  • naver
  • band
"간디 비폭력 사상 지금이야말로 필요"…한국 독자들과 화상 대화
▲ 에릭 와이너 [교보문고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에릭 와이너의 책들 [교보문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행하는 철학자' 에릭 와이너 "행복은 잡으려 할수록 달아나"

"간디 비폭력 사상 지금이야말로 필요"…한국 독자들과 화상 대화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행복은 잡으려고 애쓸수록 손에서 빠져나갑니다. 행복은 일종의 기쁜 부작용으로 주어지는 것이니, 행복해지려고 애쓰지 맙시다."

24일 한국 독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는 "행복은 미끌미끌한 것"이라고 했다. 그 자체를 추구하기보다는 삶을 나아지게 만들려는 노력에 따라온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이들을 도우면 행복해진다. 돈을 써서 행복해지려고 한다면 물건보다는 경험을 사는 것이 어떨까"라고 조언했다. 비싼 자동차를 사기보다는 인도네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게 더 좋다고 했다.

에릭 와이너는 '여행하는 철학자'로 불린다.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위대한 철학자들을 만나러 떠나는 여행기다. '행복의 지도'와 '누구에게나 신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에서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행복과 종교의 가치를 찾는다. 언론사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쌓은 경험이 글쓰기의 밑바탕이 됐다.

작가는 팬데믹으로 여행길이 막힌 최근 2년이 "매우 힘든 시기"였다면서도 여행을 달리 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먹구름이 끼어있다가 그 사이로 햇볕이 새어 나오는 상황이죠. 여행은 특권이 아니라 선물처럼 주어진 것이었구나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작가는 "얼마나 많이 아는지, 얼마나 똑똑한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솔직함을 꼽았다. 그는 "흉금을 터놓을수록 세상인 좀더 나은 곳이 될 거라고 믿는다"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과 솔직히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는 수많은 역사 속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로 작가는 마하트마 간디를 꼽았다. 그의 비폭력 사상에 대한 공감과 실천이 오늘날에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전쟁에 직면한 지금이야말로 비폭력 철학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요. 미국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도 '좋은 전쟁이란 없다. 마찬가지로 나쁜 평화란 없다'고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현대사회에 필요한 지혜로 '수용하고자 하는 태도'를 꼽았다. 삶에서 통제 불가능한 영역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스토아학파의 생각을 되새겨보자고 했다.

작가는 자신의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호평받는 데 대해 "미스터리가 아닐까"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한국과 저의 깊은 유대감 또는 연계 덕분이 아닐까요. 아버지는 한국전쟁 직후 의정부에서 군의관으로 일했고, 저도 기자로서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요즘은 열일곱 살인 딸이 K팝에 빠졌어요."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 facebook
  • twitter
  • kakao
  • pinterest
  • naver
  •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