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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좋은 사람' [싸이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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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김태훈 [싸이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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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 김태훈 [싸이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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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 김태훈 "좋은 사람 아니지만 죽을때까지 고민해야죠"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영화 '좋은 사람'에서 주인공 경석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교사'로 소개된다.
하지만 경석이 보여주는 모습은 여러모로 부족하고, 서툰 평범한 사람이다. 친구 같은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어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처한 상황이나 고민에는 관심이 없고, 이혼 후 아내가 바쁠 때 기꺼이 아이를 돌보겠다고 하지만 아빠를 거부하는 어린아이에게 똑같이 짜증을 낸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어린아이에게마저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은 오히려 '나쁜 사람'에 가까워 보이게 한다.
경석을 연기한 배우 김태훈은 2일 온라인 인터뷰에서 "(경석이)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을 다 이해해 주는 것 같고 함부로 사람을 의심하거나 판단하려고 하지 않는 건 남들이 봤을 때 되게 멋지지만, 그렇게 남들의 시선을 계속 의식하면서 사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저 역시 다른 사람들을 만날 때 끊임없이 그런 의식을 했고, 그래서 공감이 가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었죠. 착한 사람, 선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는 있겠지만 그게 좋은 사람인지는 항상 고민이 있었거든요."
그는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니고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여전히 고민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어렸을 때 그냥 착하고 선한 게 살려고 하고, 남들이 착하다고 하면 그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것만으로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고, 훨씬 더 확장된 영역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배려하고,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절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이번 영화를 하면서 더 느꼈죠."
경석은 반에서 일어난 지갑 도난 사건과 딸의 교통사고의 범인으로 지목된 학생 세익(이효제)에 대한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흔들린다.
옳고 그름에 대해 끊임없이 되묻는 영화는 자칫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지만, 영화는 서스펜스 적인 요소를 가미해 리듬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김태훈도 "분명한 질문과 메시지가 있는 영화이고, 대단한 사건이나 화려한 상황이 아닌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소소한 어떤 사건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서 굉장히 긴장감 있고 촘촘하게 엮어 재미가 있었고 대중적으로도 사랑받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자신했다.
그의 얼굴은 선한 인상이지만 특히 앞머리를 올리면 눈매에서 날카로움이 도드라진다. 그래서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는 평이 따른다.
그는 "스스로는 제가 선한 얼굴인지, 악한 얼굴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봐주셔서 밝은 역할, 비열한 역할, 악한 역할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볼 기회가 생기니 배우로서 감사하고 기쁜 일"이라고 했다.
또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죽을 때까지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 좋은 배우가 된다는 것도 고민의 연장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20대에는 30대 중반 정도가 되면 배우가 뭔지 알게 될 줄 알았는데 30대 중후반이 되어서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40대가 되면 연기에 대해서 좀 알아갈 수 있겠지 했는데 40대 중반이 넘어가는데도 아직 잘 모르겠고, 어려워요. 예전의 저와는 달라진 점들이 있겠지만, 고민의 양과 강도는 훨씬 더 커진 것 같아요. 일단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배우도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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