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름 빠진 인민일보 기고문이 反시진핑 반영?

Heritage / 조준형 / 2021-12-16 11: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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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중전회 회의 주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11일 베이징에서 속개된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6중전회는 회의 마지막날인 이날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심의·의결했다. 2021.11.12 jsmoon@yna.co.kr

▲ 역대 중국 지도자 사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시진핑' 이름 빠진 인민일보 기고문이 反시진핑 반영?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공산당 내 '원톱'의 지위를 점점 굳혀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이름이 빠진 당 기관지(인민일보)의 기고문 한 편을 놓고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홍콩 일간 명보(明報)는 16일자 기사에서 지난 9일 인민일보에 실린 '개혁개방은 당의 한차례 위대한 각성'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9차례 등장하고, 그의 후임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도 언급되지만 시 주석은 빠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약 4천 자에 달하는 이 기고문은 당의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 심화학습' 릴레이 기고의 하나다. 중앙당사(史)·문헌연구원장인 취칭산(曲靑山)이 개혁개방 착수 당시의 사회적 배경, 이론적 설명, 성과 등을 정리한 내용을 담아 썼다.

명보는 시 주석 이름이 나오지 않은 것이 당내 노선투쟁 또는 암투를 보여주는 증거 중 하나가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당 핵심' 지위를 대대적으로 강조하는 흐름에 반대하는 당내 '반(反) 시진핑' 세력의 목소리가 반영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명보는 이런 분석의 반론도 소개했다.

기고문의 주된 취지가 지난달 11일 6중전회에서 채택된 제3차 역사결의(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 내용 중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시기 관련 대목을 소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 이름이 빠진 것에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시기를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새 시기'로 한데 묶고, 시 주석 집권 이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새 시대'라는 별도의 시대로 구별하고 있는 역사결의의 시대 구분법에 비춰 볼 때 이상할 것이 없다는 말이다.

실제 다음날인 지난 10일자 인민일보의 6중 전회 심화학습 릴레이 기고(제목: 새로운 발전 구도 건설을 가속화하라)가 시 주석의 집권 무대인 2012년 제18차 당 대회 이후의 상황과 시 주석의 정책 기조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결국 명보가 주목한 이번 논란은 9일자 인민일보 기고문이 시 주석에 대한 당내 이견을 투영한 것이냐, 아니면 현재의 시 주석 집권기를 덩샤오핑이 이끈 개혁개방 시기와 구별되는 '새 시대'로 규정하는 당의 시각이 투영된 것이냐에 대한 것으로 압축된다.

명보는 "(글의 저자인 취칭산의 직책인) 당사·문헌연구원장은 중국공산당의 태사령(太史令·나라의 역사를 기록하는 관직)으로 역사결의 초안 작성의 주요 인물"이라며 "64세로 퇴직할 때가 임박한 그가 이 문장 때문에 책망을 받을지는 내년 그가 평안하게 퇴임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아울러 지난 8∼10일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건설 중심'이 새롭게 제기된 것을 두고도 시 주석 노선의 편향성을 바로잡는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존재한다고 명보는 전했다.

그러나 명보는 '경제건설 중심'이 시 주석의 2017년 제19차 당 대회 보고와 2018년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대회 연설에서도 언급됐던 사항이라고 전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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