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세계 3위 토머스 '최종일 부진' 알고 보니 전날 조부상

More Sports / 권훈 / 2021-02-09 10: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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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닉스오픈 최종일 경기에 나선 저스틴 토머스의 스윙. [로이터=연합뉴스]

골프 세계 3위 토머스 '최종일 부진' 알고 보니 전날 조부상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남자 골프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할아버지가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9일(한국시간) 골프다이제스트가 보도했다.

토머스의 할아버지 폴 토머스는 피닉스오픈 3라운드가 열린 7일 세상을 떠났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고 다음 날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공동 선두 그룹에 4타차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토머스는 충분히 역전 우승이 가능했던 위치였지만, 초반부터 무너졌다. 5번 홀까지 파 행진을 벌이다 6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냈고 결국 1오버파 72타를 쳐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할아버지 영전에 우승 트로피를 바치겠다는 각오보다는 할아버지는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슬픔이 더 컸던 셈이다.

폴 토머스는 손자 저스틴을 PGA투어 최정상급 프로 선수로 성장하는 바탕을 깔아줬다.

골프 선수의 유전자를 물려줬을 뿐 아니라 골프를 처음 가르치고 키운 스승이었다.

폴 토머스는 PGA투어 프로가 되겠다는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지만 오하이오주에서 클럽 프로로 평생을 보냈다. 그는 PGA챔피언십에 두 번, US오픈에 한 번 출전했다.

폴의 아들 마이크도 자연스럽게 골프 선수가 됐지만 역시 PGA투어 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이크의 아들 저스틴은 PGA투어 최고의 선수가 됐다. 세계랭킹 1위에 올해의 선수상도 탔다.

3대에 걸친 집안의 숙원을 이룬 셈이다.

저스틴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레슨을 받았다. 저스틴의 스윙 기초는 폴의 작품이다.

다만 폴은 손자의 기량이 PGA투어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손을 뗐다. 저스틴의 스승은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할아버지 폴은 영원한 스승이었다. 손자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좋은 선수가 되는 길을 가르쳤다.

토머스는 SNS에 "슬픈 날이었다. 할아버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니 어떤 말을 들어도 행복하지 않다. 사랑하는 할아버지, 보고 싶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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