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태어나기 전 '용꿈' 꾼 사도세자…옛 궁궐에 남은 이야기

Heritage / 김예나 / 2026-01-21 10:54:46
  • facebook
  • twitter
  • kakao
  • naver
  • band
국립고궁박물관, 19세기 헌종 연간 '궁궐지' 번역한 자료 발간
▲ 경춘전 내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경춘전 모습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창경궁 함인정 전경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궁궐지' 책 표지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역 궁궐지' 표지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조 태어나기 전 '용꿈' 꾼 사도세자…옛 궁궐에 남은 이야기

국립고궁박물관, 19세기 헌종 연간 '궁궐지' 번역한 자료 발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한없는 슬픔을 품었으니, 나의 이곳에 대한 감회와 공경하는 마음은 과연 얼마나 크겠는가."(정조 '경춘전기' 중에서)

조선 제22대 왕인 정조(재위 1776∼1800)에게 경춘전(景春殿)은 각별했다.

1483년 성종(재위 1469∼1494)이 어머니 인수대비를 위해 지은 침전인 경춘전은 임금의 어머니인 대비와 왕비가 머무르던 공간으로, 정조가 태어난 곳이기도 했다.

정조는 직접 지은 '경춘전기'에서 동쪽 벽의 용 그림을 언급하며 "내가 태어나기 전날 저녁에 선친(사도세자)께서 용이 침실로 들어오는 꿈을 꾸셨다"고 전한다.

"내가 태어나고 보니 그 꿈속에서 본 용의 모습과 비슷해 마침내 벽에 손수 그림을 그려 아들 낳은 기쁨을 드러낸 것이다. 지금 보아도 종이와 먹에 습기가 있는 듯하고 용의 비늘과 뿔이 꿈틀거리는 듯하다."

선친의 필적을 볼 때마다 '눈물을 쏟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헌종(재위 1834∼1849) 연간에 펴낸 '궁궐지'(宮闕志)에 남아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헌종 대에 편찬된 '궁궐지'를 국문으로 번역한 '국역 궁궐지-헌종 연간: 창경궁·경희궁·경성 부각지방'을 펴냈다고 21일 밝혔다.

궁궐지는 조선 궁궐의 역사, 전각 배치와 규모, 전각 명칭이나 시를 적은 현판 등 다양한 왕실 이야기를 담은 귀중한 기록이다.

그중 19세기 헌종 연간에 편찬된 궁궐지는 조선 후기에 간행된 궁궐 관련 문헌 가운데 가장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연구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물관은 2024년 경복궁·창덕궁 편을 각각 번역했으며 이번에 창경궁·경희궁·경성 부각지방까지 헌종 연간 '궁궐지' 전반의 국역 작업을 마쳤다.

궁궐지에는 궁궐 공간의 원형과 사용 양상을 보여주는 기록이 남아있다.

앞마당이 넓게 트여 있어 왕이 신하를 만나는 장소로 쓰였던 창경궁 함인정(涵仁亭)은 북쪽에 왕의 존재를 상징하는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를 설치했었다고 한다.

왕의 초상화인 어진(御眞)을 보관하고 제례를 지낸 영희전(永禧殿), 중국 삼국시대 장수인 관우를 제향하는 관왕묘(關王廟) 관련 기록도 살펴볼 수 있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발간사에서 "헌종 연간 '궁궐지'를 통해 조선 후기 궁궐의 변화상을 더욱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역서는 국공립 도서관과 연구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서도 누구나 볼 수 있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 facebook
  • twitter
  • kakao
  • pinterest
  • naver
  •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