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리 "가수 출신 꼬리표?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

K-POP / 이정현 / 2020-12-22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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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소시오패스 열연 호평…"씨야 위한 곡, 배포 못해 아쉬워"
▲ 배우 남규리 [남규리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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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남규리 [남규리 측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규리 "가수 출신 꼬리표?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

'카이로스' 소시오패스 열연 호평…"씨야 위한 곡, 배포 못해 아쉬워"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드러내서 악을 저지르고 상대를 짓밟는 악역이 아닌, 너무나 정상적일 것 같은 여자가 저지르는 일상적인 악. 그게 현채였죠."

22일 종영을 앞둔 MBC TV 월화극 '카이로스'에서 소시오패스 바이올리니스트 강현채를 연기해 호평받은 배우 남규리(35). 최근 그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도 작품에 모든 것을 던진 후 느끼는 개운함을 엿볼 수 있었다.

드라마 제목처럼 '카이로스'는 자신에게 기회의 신이었다는 그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이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

"'카이로스'는 선택이 아니라 도전이었어요. 아이를 잃은 엄마, 바이올리니스트, 소시오패스까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마음이 컸죠. 한 인물에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현채에 매료됐어요. 또 여성이 주체적인 캐릭터이기도 했고, 악역에 대한 묘한 갈망도 있었거든요."

남규리는 이어 "현채는 사랑 없이 자란 인물이라 사랑을 모르고, 나쁜 게 나쁜 것인 줄도 모른다. 본인보다 소중하게 없는 사람"이라며 "현채가 되기 위해 스스로 현채의 서사를 만들었는데, 시청자들이 보시기에 진짜 악역으로 다가간 것 같다. 나도 현채의 광기에 어느 날은 쾌감을, 어떤 날은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응급실에 세 번이나 다녀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에서 직접 바이올린 연주를 보여주기도 한 그는 "현채로 살기 위해 촬영 끝나고 낮이든 밤이든 틈만 나면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상스의 '론도 카푸리치오소'는 전공자들도 켜기 어렵다는 곡인데, 현채의 정서와 인생을 표현해줄 수 있는 정확한 곡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규리는 함께 호흡을 맞춘 남편 김서진 역의 신성록, 서진의 파트너이자 현채와 교감한 서도균 역의 안보현에 대해서도 애틋함을 표현했다.

"신성록 선배님은 제가 감정에 몰입할 때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주시고 배려해주셨죠. 20년 차 선배님의 그런 모습에 감명받았어요. 안보현 씨와는 대본에 없던 격정적인 키스신을 했는데, 생각보다 진하게 나왔어요. 친구처럼 편하게 서로를 대했기에 러브라인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카이로스'는 유괴된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서진과 잃어버린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애리(이세영 분)가 시간을 가로질러 10시 33분, 1분의 시간마다 공조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남규리는 한 달 전이나 후의 사람과 연락할 수 있다면 누구와 어떤 대화를 하고 싶냐는 물음에는 "한 달 후의 나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빨리 소중한 일상이 돌아오길 기도한다"고 답했다.

2006년 그룹 씨야로 데뷔한 그는 이후 연기자로 전향해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도전을 하고 있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오랫동안 자를 따라다녔고, 매번 편견과 부딪혀야 했지만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만족스러운 연기를 한 날은 마음이 풍요롭거든요."

그는 최근 씨야 재결합이 무산된 데 대해선 "씨야 활동을 위해 녹음해둔 곡이 있다. 팬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료 배포하고 싶었지만 내 권한이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제게 노래와 연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울메이트라, 기회가 된다면 노래도 하고 싶어요."

(끝)

(C) Yonhap News Agency.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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