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삶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영화 '햄넷'

K-DRAMA&FILM / 박원희 / 2026-02-17 0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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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 '햄릿'에 얽힌 드라마…예술적 승화 담은 생생한 화면
▲ 영화 '햄넷' 속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햄넷' 속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햄넷' 속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햄넷' 속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햄넷' 속 장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영화 '햄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고단한 삶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영화 '햄넷'

셰익스피어 비극 '햄릿'에 얽힌 드라마…예술적 승화 담은 생생한 화면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삶은 평탄하지 않다. 언제, 어디서 덮칠지 모르는 여러 고난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

덴마크 왕자로 태어난 햄릿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는 숙부 클로디어스에게 암살당했고, 숙부는 왕위 자리를 빼앗아 어머니 거트루드 왕비와 결혼했다. 가혹한 운명을 마주한 햄릿은 이렇게 외친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영화 '햄넷'은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이 창작되는 과정에 얽힌 이야기다. '햄릿'은 문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인 "사느냐 죽느냐"를 남기고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수없이 재생산되며 불멸의 고전으로 남은 작품이다.

영화는 셰익스피어의 가족사를 중심에 두고 '햄릿'의 창작 과정을 풀어놓았다.

라틴어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던 셰익스피어(폴 매스칼 분)는 아녜스(제시 버클리)에게 반해 구애한다. 아녜스는 집안 내력으로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어 '숲속 마녀의 딸'로 불리는 여자이고, 셰익스피어는 가업을 제대로 해내지 못해 "쓸모없는 놈"으로 취급당하는 남자다. 둘은 양 집안의 반대에 부닥치지만, 이를 이겨내고 가정을 이룬다.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삶을 꾸려나가던 셰익스피어와 아녜스 부부는 아들 햄넷의 죽음을 마주한다. 이 비극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다.

영화의 이야기는 섬세한 연출에 힘입어 생생한 화면으로 구현된다. 결혼 전 아녜스가 주로 시간을 보내던 숲은 나무와 어둠, 바람 소리와 새소리 등이 섬세하게 표현돼 원초적이고 생명력이 넘치면서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다가온다. 이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주제 의식을 시청각적으로 느끼게 한다. 셰익스피어 가족이 겪는 비극이 죽음이란 점에서 숲이 가진 생명력과 대비되며 비극성을 두드러지게 한다.

영화는 비극 이후 상처와 죄책감을 짊어진 셰익스피어와 아녜스가 어떻게 고난을 통과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 모든 과정이 응축돼 펼쳐지는 연극 '햄릿'의 무대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셰익스피어가 아들의 죽음 이후 만든 '햄릿'을 그 누구보다 고통을 겪은 아녜스가 관객으로 마주한다. 극 중 햄릿의 의지가 햄넷과 겹쳐 보일 때, 허구에 불과했던 예술은 생명력을 얻어 아녜스에게 다가가고 파동을 일으킨다. 영화는 삶의 고난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통해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우리에게 위로를 전한다.

영화는 매기 오패럴의 2020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소설은 셰익스피어 부부에게 11살 아들 햄넷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창작됐다.

영화 '노매드랜드'로 2021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차지한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영화는 지난달 제8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제시 버클리)을 받은 데 이어 다음 달 열리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여우주연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25일 개봉. 125분. 12세 이상 관람가.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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