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미 하와이대 수집 자료서 발견…"독립운동 선전활동 확인 희귀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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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혁명통일 촉진회의 대일 심리전 제안문건 한국혁명통일촉진회의 대일 심리전 제안 문건. 오른쪽부터 차례로 한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미얀마어로 각각 작성됐다. 이 문서는 조선동포들에게 3·1혁명정신을 부활시켜 조직적 대혁명을 일으킬 것, 일본군 병사들에게 일본군벌을 타도하고 진실로 일본민중을 사랑할 것, 베트남과 미얀마 동지들에게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연합해 항일전선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출처: 미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국가보훈처 발굴자료] |
독립운동가들이 미국에 '대일 심리전' 제안한 문건 발굴
한국혁명통일촉진회가 1942년 이승만에게 보낸 '연합국에 종이폭탄 제공' 문서
보훈처, 미 하와이대 수집 자료서 발견…"독립운동 선전활동 확인 희귀자료"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일제강점기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들이 미국 정부에 대(對)일본 심리전을 제안한 문건이 발굴됐다고 국가보훈처가 29일 밝혔다.
한국혁명통일촉진회가 1942년 10월 작성한 '한국인은 추축국과 싸우는 연합국에게 종이폭탄을 제공한다'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종이폭탄'(Paper Bombs)은 적군에게 심리적 타격을 입히는 전단을 의미한다.
혁명통일촉진회는 미 연방정부에 이런 제안을 전하기 위해 당시 임시정부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이던 이승만에게 이 문건을 보냈다.
이 단체는 1942년 6월 중국 쿤밍(昆明)에서 강창제, 조중철, 김우경 등 한국독립당 소장파 인사를 중심으로 조직된 독립운동단체로, 태평양전쟁 이후 독립운동 단체 간 통합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조직이다.
총 5쪽 분량의 문건은 종이폭탄의 제작 이유와 예상 효과를 설명하며 연합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과 함께 한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미얀마어로 작성된 선전물 등으로 구성됐다.
혁명통일촉진회는 "심리전이 한국과 우방국 시민을 더 단결하게 하고, 일본 군인들에게 군국주의의 참혹성을 깨닫고 봉기하도록 해 군사적 수단만큼이나 큰 효과를 줄 것"이라 주장했다
아울러 동포들에게는 3·1 혁명정신을 부활시켜 조직적 대혁명을 일으키라고 주문하고, 일본군 병사들에게는 군벌을 타도하고 진실로 일본 민중을 사랑하라고 촉구했다.
이 문건은 보훈처가 작년 12월 미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수집한 '조지 맥어피 맥큔 문서군'에서 발굴됐다.
보훈처는 "'한국광복군의 대미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서'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되는 희귀 독립운동 사료"라면서 "미 국무부 한국 전문가였던 맥큔 문서군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문건이 미국 정부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태평양전쟁 발발 후 미국을 중심으로 대일 공세가 강화되던 시기 한국 독립운동가들이 구상한 심리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범 대구대 교수는 보훈처를 통해 "독립운동가들이 심리전을 위해 만든 선전물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 자료는 1943년 8월 이후 미얀마 접경 인도 임팔 지역에서 활동한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에서 실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 오영섭 연구교수도 해당 문건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료로, 태평양전쟁 발발 이후 독립운동가들의 선전 활동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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