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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현진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체인지업으로 잡은 땅볼·삼진…류현진, 다시 무시무시한 괴물로
2경기 부진 털고 AL 다승 공동 선두로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호랑이 잡은 괴물'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에이스 모드'로 돌아온 비결은 역시 체인지업이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연패에 빠졌던 토론토의 3-0 승리를 이끈 류현진은 시즌 12승(6패)째를 거두며 아메리칸리그(AL)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크리스 배싯(오클랜드 애슬레틱스·12승 4패), 게릿 콜(뉴욕 양키스·12승 6패)이 류현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배싯은 경기 중 얼굴에 직선타를 맞아 수술을 받을 예정이어서 다승 경쟁에서 이탈한 상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투수인 콜과 대결하는 위치에 섰다. 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11승 3패)가 둘을 뒤쫓는다.
류현진은 3번째 도전 만에 12번째 승리를 거뒀다.
앞서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는 3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15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는 6⅓이닝 4실점으로 승리 요건을 갖추고도 불펜 난조로 패전했다.
류현진은 완벽한 투구로 승리와 에이스 자존심을 모두 챙겼다.
체인지업이 주효했다. 류현진이 이날 던진 공 105개 중 29개(28%)가 체인지업이다.
1회초 요나탄 스호프를 상대로 첫 삼진을 잡은 공도 체인지업이다.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스호프의 방망이는 체인지업에 홀려 헛돌았다.
5회초와 6회초에 잡은 삼진도 모두 체인지업이 결정구였다.
체인지업은 이날 땅볼 제조기 역할도 했다.
류현진은 이날 11개의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 가운데 6개를 체인지업으로 만들어냈다.
류현진은 특히 이날 병살타 3개를 잡아냈다. 1·4·7회초에 1개씩, 각각 커터, 체인지업, 포심 패스트볼로 병살을 유도했다.
4회초 1사 1루에서는 개인 통산 500홈런에 1홈런 남겨둔 미겔 카브레라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져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7회초에는 카브레라에게 볼넷을 던져 1사 1루에 몰렸다. 위기였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지난 15일 시애틀전에서는 7회 볼넷을 던져 1사 1, 3루에 몰린 류현진을 즉시 교체했지만, 이날은 류현진을 믿고 지켜봤다.
시애틀전에서는 교체된 투수 트레버 리처즈가 3점 홈런을 맞아 불펜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류현진은 해롤드 카스트로와 풀 카운트로 맞서다가 2루수-유격수-1루수 병살타로 깔끔하게 처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류현진은 경기 후 "모든 구종이 잘 통했고 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제구, 특히 체인지업이 오늘 굉장히 만족하게 가면서 범타와 삼진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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