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종' 잇는 공포영화 행렬…'이도공간'·'호스트'·'더 레치드'

K-DRAMA&FILM / 강애란 / 2021-07-17 0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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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영화 '이도공간'·'호스트: 접속금지'·'더 레치드: 악령의 저주' [엣나인필름·NEW·루믹스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이도공간' [엣나인필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호스트: 접속금지'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더 레치드: 악령의 저주' [루믹스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랑종' 잇는 공포영화 행렬…'이도공간'·'호스트'·'더 레치드'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무더위 속 공포영화 '랑종'이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원한 맺힌 귀신, 랜선으로 불러낸 영혼, 마을을 덮친 저주 등을 소재로 한 오싹한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한다.

올해 여름은 앞서 개봉한 '컨저링3', '다크 앤드 위키드', '제8일의 밤'에 이어 악령이나 저주와 같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완전히 허구도 아닌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오컬트 장르가 강세를 보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00년대 한국 오컬트 공포영화 '기담', '장화, 홍련', '폰' 등이 기획전으로 관객을 만나고, 만우절 날 거짓말처럼 세상을 등진 홍콩 영화배우 장궈룽(장국영)의 마지막 유작인 '이도공간'(2002)도 재개봉한다.

◇ 장국영의 마지막 유작 '이도공간'

'이도공간'은 알 수 없는 존재를 보는 여자 얀과 그녀를 치료하며 점점 알 수 없는 일들을 겪게 되는 정신과 의사 짐의 이야기를 다룬다. 짐은 장국영이, 얀은 린자신(임가흔)이 연기했다. 고층 빌딩에서 떨어져 죽으려는 짐의 모습이 장국영의 실제 모습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의 팬들의 원망을 샀던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낡은 아파트가 주는 스산한 분위기 속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수도꼭지, 흐느끼는지 웃는지 알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 등이 귀신 나오는 공포영화 특유의 긴장감을 높인다. 거울이나 노트북 모니터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귀신은 고전적인 수법임에도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 귀신의 존재 때문에 극도의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얀과 영적인 존재를 믿지 않지만 자신에게 나타난 이상 증상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짐의 심리에 집중해 스릴감을 끌어낸다. 영화의 후반부는 숨겨진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가며 공포보다 드라마에 치중한다.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한 귀신과의 대면 장면은 공포감을 극으로 끌고 가기보다는 이야기의 매듭을 짓는 기능이 크다.

무엇보다 '해피투게더', '아비정전' 등 옛날 홍콩영화 속 빛났던 장국영의 새로운 얼굴을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러닝타임 100분이 짧게 느껴진다. 영화 속 장국영은 겉으로는 점잖으면서도 점점 내면의 공포에 빠져드는 히스테릭한 연기를 보여준다.

오는 21일 개봉. 상영시간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 랜선 미팅에 초대된 영혼 '호스트: 접속금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반영한 공포영화도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호스트: 접속금지'는 영국에서 락다운(봉쇄)을 겪은 제작진이 화상 채팅을 하다가 온라인 공간에서 시작된 공포를 다뤄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영화는 락다운으로 집에서 친구들과 랜선 미팅을 하는 것도 지겨워진 주인공 헤일리가 친구들과 새로운 놀이를 찾다가 온라인 교령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교령회는 심령술사를 통해 산 사람들이 죽은 이의 혼령과 교류를 시도하는 모임으로 심령술사는 영혼을 존중해야 한다고 경고하지만, 헤일리와 친구들은 이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영화는 친구들의 놀이에 예상치 못한 존재가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집은 기이한 일이 연달아 벌어지면서 서서히 공포의 공간으로 변한다. 친구들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화상 채팅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이 낯선 존재는 랜선을 통해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이들을 옥죄어 간다.

실제 화상 채팅 애플리케이션 줌(ZOOM)으로 촬영된 영상은 현실과 오버랩되면서 직접 체험하는 듯한 공포감을 선사한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거나, 인상을 잔뜩 쓴 채 머리를 쥐어뜯고 입을 틀어막는 주인공들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는 화상 채팅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해 몰입감을 높인다.

오는 21일 개봉. 상영시간 59분. 15세 이상 관람가.

◇ 외딴 마을을 덮친 악몽, '더 레치드: 악령의 저주'

악령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운 판타지 공포 영화 '더 레치드: 악령의 저주'는 어두운 집안과 나무줄기가 뒤엉킨 숲 등을 배경으로 한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 공포감을 끌고 간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사는 소년 벤은 방학을 맞아 아버지가 있는 외딴 해변 마을을 찾는데, 매일 밤 옆집에서 기이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던 중 옆집에 살던 꼬마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데, 주변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린 듯 기억을 잃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하나둘씩 실종되고, 벤은 사건의 행방을 쫓아 나서면서 마을 깊숙이 파고든 저주스러운 악몽에 직면한다.

이야기는 서서히 조여오는 긴장감 속에서 차분하게 전개된다. 벤이 악령의 존재를 차분하게 파악해나가는 동안 영화 전반에 흐르는 불길한 기운은 점점 검세지고, 사람의 형상을 한 징그러운 악령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순간적으로 눈을 질끈 감게 만들게 한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는 5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오는 22일 개봉. 상영시간 95분. 15세 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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