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나의 끝, 당신의 시작·메이드 인 이태리

K-DRAMA&FILM / 오보람 / 2021-11-14 08: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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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의 끝, 당신의 시작' 포스터 [마노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포스터 [오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영화] 나의 끝, 당신의 시작·메이드 인 이태리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 나의 끝, 당신의 시작 = 독일 출신 여성 감독 마리코 미노구치는 데자뷔와 상대성 이론을 로맨스 영화로 끌고 와 보여준다.

어릴 적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꿈꿨지만 지금은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노라(사스키아 로젠달)는 비 오는 어느 날 지하철에서 물리학도 아론(율리우스 펠드마이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서로가 전부인 듯 사랑하던 연인은 불행히도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갑자기 들이닥친 은행 강도의 총에 맞아 아론이 죽게 되면서다. 아론은 눈을 감기 직전 노라에게 "나의 끝은 너의 시작"이라는 묘한 말을 남긴다.

노라는 아론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그의 말을 곱씹을 틈이 없다. 그저 이리저리 방황만 할 뿐이다. 그러다 딸의 백혈병 치료비를 마련하려 아등바등하는 젊은 남자 나탄(에딘 한사노빅)과 하룻밤을 보내기까지 한다. 노라는 나탄을 처음 만났지만 이전에 본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이 자꾸 든다. 나중에 가서야 나탄의 정체를 파악하게 된다.

영화는 노라와 나탄 두 사람의 시각으로 전개되는데 시간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무엇이 먼저 일어난 것인지 모호하고 인과관계도 잘 알 수 없다. 극 종반부에 가서야 일련의 사건이 순서대로 정리된다. 아론(ARON)의 이름을 거꾸로 배열하면 노라(NORA)가 되듯, 아론의 삶이 끝나도 노라에게 아론은 여전히 남아있으며 노라의 미래까지도 개입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독특한 형식이다.

11월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 메이드 인 이태리 = 이탈리아 중부 지역 토스카나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가족 영화다. 배우 출신인 제임스 다시 감독이 연출했다.

목숨처럼 아끼는 갤러리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잭(마이클 리처드슨)은 오랫동안 제대로 왕래하지 않고 살아온 아버지 로버트(리암 니슨)를 찾는다. 어릴 적 어머니가 살아 있을 때 가족이 머물렀던 이탈리아 주택을 처분해 갤러리를 구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부자는 기억에서 희미해진 별장을 향해 함께 떠난다.

하지만 집은 예전의 아름다운 외형은 간데없고 폐가가 따로 없는 모습으로 변해 있다. 잭과 로버트는 어떻게든 제값을 받으려 새 단장에 들어간다. 처음에 커다란 족제비가 살 정도로 망가져 있던 집은 부자의 손길을 거친 끝에 누구나 혹할 만한 매력적인 집으로 변신한다.

드디어 집을 팔아넘길 수 있게 됐지만, 집을 수리하면서 옛 추억이 하나둘 떠올라 부자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아내의 죽음에 대해 평생 말하기를 꺼리던 로버트는 꽁꽁 숨겨둔 진심을 잭에게 털어놓고, 잭 또한 아버지를 원망하던 마음이 조금씩 녹아 없어지기 시작한다.

극은 서로를 멀리하던 가족이 재회하고 함께 생활하며 화해한다는 전형적인 가족 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다소 뻔한 스토리 전개 때문에 결말 또한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탈리아 특유의 싱그러운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간중간 삽입되는 오페라와 이탈리아 전통 음악 등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11월 24일 개봉. 12세 관람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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